공훈의·김행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가격 1만5000원
지난 2010년 12월 튀니지의 작은 도시에서 분신 사건이 발생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가 없어 과일 노점상을 하던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는 지방관리들에게 생계수단인 손수레를 빼앗기고 구타 당하자 이에 항의하면서 몸에 불을 붙였다.
이 소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고 분노한 튀니지 국민들은 거리로 나섰다.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에 희생자가 늘어가자 분노는 더욱 확산됐다. 결국 23년간 철권통치를 일삼은 벤 알리 대통령은 두 달 만에 사우디아라비아로 도주했다.
재스민 혁명이라 불리는 튀니지 민중혁명은 페이스북이 만든 최초의 혁명으로 기록됐다. 이 혁명의 불길은 이후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여러 나라로 번져 이집트에서 정점을 이뤘다.
SNS는 이처럼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일어난 정치 변혁의 강한 원동력이다.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혁명까지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민주화 열풍은 다름아닌 SNS를 사용한 시민이었다. SNS가 실어나른 현장정보는 기존 미디어를 장악한 독재정권 아래 완전히 포위된 시민을 결집시키고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우리나라는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나라가 요동칠 것이 분명하다. 신간 ‘소셜로 정치하라’는 시민의 SNS가 새로운 정치시대를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소셜네트워크가 만드는 새로운 정치혁명’이란 부제처럼, 시민의 트윗이 대한민국 정치를 바꿀 것으로 단언했다.
저자가 책에서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은 소셜네트워크 환경에 대한 이해다. 정부도 정치인도 이 새 환경에 무관심했거나 이해가 부족해 국민과의 소통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신라호텔 한복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한복 차림의 디자이너가 신라호텔 뷔페 레스토랑의 입장 조건에 따라 제지 당한 이 사건은 트위터로 급속도로 알려졌지만 신라호텔은 사과할 트위터 계정조차 없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시민의 SNS를 통한 정치 참여가 어떻게 벌어지고 있으며, 새로운 리더는 시민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생생히 보여준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역사적 정치변혁의 과정이 얼마나 빠르고 거대한지 시민과 정치인들이 새롭게 깨닫는 계기다.
저자 공훈의는 국제정치학을 전공한 언론인이자 뉴미디어 전문가다. 국내 5대 지방신문 공동 파견 워싱턴특파원을 지냈다. 2010년 소셜네트워크 뉴스 서비스 ‘위키트리’를 개발하고 이를 운영하는 소셜뉴스를 창업해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김행은 언론인이자 여론조사 전문가다. 중앙일보 여론조사 전문위원을 지냈고, 마케팅 조사 기업 더인포메이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공훈의 대표와 함께 위키트리를 창업했고 현재 소셜뉴스 부회장을 맡고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