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소니가 LCD사업에서 결별하면서 일본에서 철수했던 삼성 TV의 일본 진출이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소니 역시 삼성전자 외에 다양한 패널 소싱이 가능해지면서 3D TV에서 셔터글라스(SG)가 아닌 편광필름패턴(FPR) 방식으로의 전환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소니와 각각 50%씩 투자해 만든 합작법인 S-LCD에서 소니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소니와 삼성전자의 결별은 LCD 패널 외에 TV사업에도 직·간접 영향을 예고한다.
27일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7년 일본에서 철수했던 삼성 TV의 일본 재진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본 TV제조사의 전반적 위축에다 소니와의 결별이 구체화될 경우 삼성TV의 일본 진출은 보다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TV 일본 재진출을 공식화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지법인을 통해 일본 최대 유통업자인 야마다덴키·케이즈 등과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품분야 협력업체라는 입장이 있었지만, LCD에서 소니와의 결별은 삼성전자 TV(세트) 행보에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일본TV 시장규모는 올해 1450만대로 200만대 초반인 우리나라에 비해 6~7배나 크다.
소니가 S-LCD를 정리하면서 삼성 외 다른 기업으로부터 패널을 조달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주식양수도계약을 맺으면서 삼성과 소니가 LCD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지만 소니의 LCD 패널 구매선 다변화 가능성은 열려있다. 더 저렴하게 부품을 공급받기를 원한다는 것.
이 과정에서 3DTV SG 진영인 소니가 FPR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반적 TV 감산을 예고한 소니지만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새로운 기술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소니는 이전부터 SG든, FPR이든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면 어느 쪽으로든 진출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LG디스플레이는 지난 10월 소니와 삼성의 결별 가능성이 제기된 시점부터 우군 확대 가능성을 타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TV사업이 위축됐다고는 하지만 소니는 여전히 글로벌시장 3, 4위권의 TV제조사다.
LG전자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은 보겠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진행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