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삼성LED를 품에 안는다. 삼성전자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전기로부터 삼성LED 지분 50%를 인수하는 안을 의결했다. 삼성LED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 삼성전자는 삼성LED 조직을 내년 4월 1일 흡수, 통합한다.
◇인수 배경=삼성은 LED를 5대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꼽고 투자 해왔다. 2009년 삼성전기에서 LED 사업을 떼어내 2009년 6300억원이던 매출 규모를 2010년 1조3000원으로 키웠다.
하지만 올 들어 급격한 시장 변화에 LED 사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주 수요처인 TV시장 위축과 조명시장 개화가 지연되면서 매출은 제자리고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삼성LED는 올해 적자를 겨우 면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외부 환경 변화가 주요인이지만 시장 변화에 미리 대응 못한 책임도 컸다. 장치 산업인 삼성LED 가동률은 60%에 머물고 있다.
삼성으로선 획기적인 사업 경쟁력 제고가 필요했고, 그래서 찾은 것이 삼성전자 기존 사업과 묶는 방법이다.
삼성 관계자는 “LED가 반도체 생산과 유사한 데다, 디스플레이의 주요 부품인 점 등이 고려됐다”고 전했다.
◇조직 통합은 어떻게=일단 삼성LED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총괄 내 별도 사업 조직으로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시스템LSI, LCD와 같이 별도 사업부가 유력하다.
사업부장은 조남성 부사장이다. 조 부사장은 반도체 출신으로 최근 삼성전자 인사에서 부사장 승진과 함께 삼성LED로 전입됐다. 그간 일각에서는 LED 제조 부문은 DS로, 조명 부문은 생활가전으로 분리하는 안이 거론됐지만 사업 규모와 영속성을 고려해 이처럼 흡수, 통합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LED의 조명 매출이 3000억원 미만에 불과해 별도 분리하기에 너무 작다는 내부 평가가 있었다”고 전했다.
◇향후 전망=삼성전자는 LED를 사업부 형태로 두고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권오현 DS총괄 부회장은 흡수 전부터 LED 사업 보고를 받으며 “무리한 사업 확장 자제”를 주문해왔다.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 등 펀더멘털을 다지는 동시에 수익성 위주의 사업 전개가 점쳐지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공정 중복의 최소화, 신속한 의사결정, 연구개발(R&D), 글로벌 영업망 공유 등의 시너지를 도모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삼성전자의 다양한 경쟁력을 활용해 반도체 성공신화를 LED에서도 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TV 제조사인 삼성 TV 사업부가 동일 기업 내 있는 만큼 LED 사업에는 긍정적 수혜가, 삼성전자는 주요 부품을 내재화함으로써 원가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일본 스미토모와의 합작사인 SSLM도 삼성LED의 흡수합병에 따라 삼성전자 자회사로 편입된다. SSLM은 LED 소재인 사파이어 잉곳과 웨이퍼를 만든다.
삼성전자와 삼성LED 합병 기일은 내년 4월 1일이다. 삼성전기는 삼성LED 지분 50%를 삼성전자에 매각하며 해당 금액만큼 삼성전자 주식을 받기로 했다. 교환 비율은 삼성LED 주식 1주에, 삼성전자 주식 0.0134934주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