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웨스턴디지털, 히타치 인수 조건부 승인"

 세계 2·3위 컴퓨터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업체인 미국의 웨스턴디지털코포레이션(WD)과 일본의 비비티테크놀로지엘티디(히타치GST) 기업결합(M&A)이 조건부 승인됐다. 반면에 HDD 세계 1위 업체인 시게이트(Segate)와 4위인 삼성전자 HDD사업 부문의 기업결합 신고는 별다른 조건 없이 허용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웨스턴디지털과 히타치GST 기업결합이 데스크톱용 또는 가전용(3.5인치) HDD에서 가격 인상이나 공급량 축소의 우려가 있는 만큼 M&A를 승인하되 3.5인치 부문 주요자산을 매각하라고 요구했다. 자산 매각 이후 3년간 핵심부품 공급의무, 매각대상 영업관련 자산의 이전·각종 계약의 이전 협조 의무도 포함됐다. 공정위가 외국기업 간 M&A에 공정거래법 7조 경쟁제한적 기업결합 규정을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U와 일본도 우리와 비슷한 결정을 내렸다.

 세계 HDD 시장은 40조원으로 웨스턴디지털(29%)과 히타치GST(17.9%)가 합병하면 두 회사 시장점유율은 47%로 늘어 시게이트(Seagate)를 제치고 세계 1위가 된다. 두 회사 결합은 3.5인치 데스크톱용·가전용 HDD시장에서 사업자를 2개로 줄여 담합 등 협조가능성이 큰 점도 공정위 시정조치의 배경 중 하나다.

 공정위는 “양 회사의 결합으로 HDD시장에서 주요 사업자 수가 크게 줄어 HDD 생산업체간 협조가능성이 증가할 것”이라며 “가격경쟁이 약해지고 출시되는 신제품이 줄어들어 구매자의 선택을 제한할 할 수 있다”며 조건부 승인 이유를 밝혔다.

 공정위는 시게이트의 삼성전자 HDD사업 양수건에는 “삼성이 시장내 워스트(worst) 공급자로 결합이 이뤄져도 시게이트의 경쟁력이 강화되지 않는다. 삼성은 HDD의 구매자이기도 해 양사간 협조 유인도 많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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