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국내에 본격 보급된 지 2년 만에 금융권을 뒤흔들고 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3분기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뱅킹 고객이 사상 처음으로 800만명을 넘어섰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2000만명을 넘어선 것을 고려하면 스마트폰 이용자 가운데 3분의 1이 스마트뱅킹을 활용하는 것이다.
3분기에만 205만명이 급증, 812만명에 달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뱅킹 등록고객 수는 지난해 2분기 54만명에 불과했다.
증권 분야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증권 거래대금이 올해 260조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전체 거래대금 6.0%에 이르는 금액이다. 올해 초 4.0%에서 50% 넘게 급성장한 것이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일로에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스마트뱅킹 등록고객 수와 증권거래액은 한층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이디어로 승부를 거는 스마트폰 시대=스마트앱과 기존 온라인 뱅킹의 차이는 PC와 스마트폰이란 매체 간 특성에 있다. PC가 개인에게 정보 확대 기회를 줬다면 스마트폰은 정보를 원하는 때 바로 취득할 수 있는 자유를 준다.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공유하고 실시간 반응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금융권에는 적은 금액으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효과도 있다. 온라인뱅킹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회사마다 많게는 수천억원 비용이 들었다면 모바일은 통신사가 구축한 망을 사용해 뭉칫돈을 들이지 않고도 ‘아이디어’만으로 고객만족을 극대화하고 유인하는 효과가 있다.
스마트앱에 따라 주거래은행이나 사용카드가 바뀌고 증권계좌가 확대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 금융을 바꾼다=금융권 영업전략과 지점도 바뀌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젊고 발랄한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엄숙했던 은행 정장이 사라진 회의가 진행되고 톡톡 튀는 스마트앱을 개발하고자 게임개발사가 금융 앱 제작을 맡기도 한다.
지점에서는 창구 영업직원이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를 들고 직접 고객을 방문해 상담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일례로 IBK은행은 길거리 점포를 운영하고 대신증권 지점에서는 직원이 스마트패드를 들고 고객을 직접 찾아 자산관리 전략을 상담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도 눈에 띈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의 4000여 팔로 확보처럼 금융사마다 트위터를 개정해 팔로 늘리기에 나섰다. 생활에 밀접한 금융사로선 언제 어디서나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기업이란 이미지를 심는 것은 물론이고 고객 유인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진화하는 스마트앱=금융에서 스마트앱 등장은 영업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앱 출시로 금융 진화까지 예견된다.
편리한 금융자산관리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저축, 증권, 보험을 아우른 금융지주사들이 새로운 자산관리 전략을 내놓을 전망이다. 그간 영업지점 방카슈랑스나 금융 간 연계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하나의 앱으로 자신이 보유한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다양한 부가 기능도 추가되고 있다.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관심사항인 재테크 정보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골프, 여행, 자녀 결혼 등 정보를 제공한다. 또 젊은 층을 위해서도 금융사들이 앞다퉈 맞춤형 콘텐츠도 내놓고 있다.
◇금융권, 모바일 변화에 촉각=은행, 카드, 보험, 증권사 등 금융권은 모두 모바일 변화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기술 변화가 생활 변화로 이어지고, 이는 산업 변화를 예고하기 때문이다.
‘기술 흐름이나 생활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할 때 2등, 3등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모바일이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는 것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이번 전자신문 평가를 계기로 금융권 스마트앱도 한 단계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뱅킹 등록고객 수 (자료:한국은행)
(단위 : 천명)
스마트폰 모바일뱅킹서비스 이용실적(일평균 기준)
(단위 : 천건, 십억원)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