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국 선전시와 협력 센터를 설립키로 한 데 이어 중국 현지시장 맞춤형 팹리스 공동 R&D를 진행한다. 중국 반도체 개발 및 유통사업에 진출한 SK엠텍도 국내 팹리스 진출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오세현 SK텔레콤 중국사업총괄은 22일 서울 엘타워에서 개최한 시스템반도체포럼 조찬세미나에서 “지난해 중국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29.2% 증가한 8477억위안(약 155조원) 규모로 급증했다”며 “SK엠텍이 국내 팹리스 기업들의 중국진출을 돕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지식경제부와 중국 선전시는 한-중 SoC 협력센터를 설립키로 합의한 바 있다. SK엠텍을 설립한 SK텔레콤은 이같은 협력을 주선했으며, 센터 운영이 시작되면 팹리스 공동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중 SoC협력센터는 지경부가 운영비를 투자하고 선전시가 장소를 제공한다. 여기에 양국 반도체산업협회와 SK가 공동시설, 개발환경을 제공한다. 반도체산업협회가 중심이 돼 국내 팹리스 공동 R&D도 진행한다. 단품보다는 세트에 필요한 모든 반도체를 일괄 공급해주는 방식을 선호하는 중국 현지 특성에 맞게 여러 팹리스 기업이 여러 반도체를 함께 개발하자는 취지에서다.
지경부는 공동 R&D과제를 지원하고 국내 대상기업을 선정한다. 선전시는 수요 기업을 발굴해 공동 R&D에 참여한다.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이 센터에서 SK엠텍이 사무국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중국은 세계 반도체 소비의 50%를 차지하는 최대 수요국이다. 지난 2010년 중국 반도체 시장은 8477억위안(약 155조원)으로 전년대비 29.2% 성장했으며, 올해에는 9576억위안, 새해에는 1조723억위안의 시장이 예상된다. 2010년 반도체 수입규모는 전체 수요의 45%를 차지했다.
국내기업들이 이러한 시장을 겨냥해 중국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지만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SK엠텍 조사에 따르면 중국 휴대폰기업인 ZTE는 한국기업이 토털솔루션을 지원하지 않아 개발기간 단축이 어렵다고 답했으며, BYD는 현지 기술지원과 가격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미국 마벨은 현지에 1700여명의 인력을 두고 기술지원이나 제품개발을 진행할 정도다. 정부는 국내 팹리스 기업들이 휴대폰 관련 칩을 상당부분 개발했지만 모뎀칩과 같은 핵심칩은 선보이지 못하는 것을 감안,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도 진행키로 했다. 개발하지 못한 핵심칩은 글로벌 제품을 사용하되 나머지 제품은 국내기업이 구성하는 형태다. 정부는 처음에는 휴대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공략하고 차츰 자동차 등 여러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오세현 총괄은 “선전시도 한국과의 교류를 통해 심천에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싶어하고 SK텔레콤이 선전시와 네트워크가 형성돼있어 다리를 놓을 수 있었다”며 “SK엠텍의 매출 상승도 기대되지만 무엇보다 중국에 다른 팹리스와 함께 뿌리를 내린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SK엠텍은 SK텔레콤과 엠텍비젼이 올해 초 중국에 설립한 시스템반도체 개발 및 유통사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