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쉬 지음, 좋은책만들기 펴냄
듣는 것만으로 설레게 혹은 아릿하게 하는 말이 있다면 그건 ‘사랑’입니다. 이 마술 같은 말은 연인간, 모자간, 사제간 각양각색으로 변주가 가능하죠. 그러면서 세상 온갖 예술 작품의 모티프가 되기도 하고, 세상만사의 원인(原因)이자 원인(遠因)이 됩니다.
문제는 그 사랑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중국의 칼럼니스트가 만화와 아포리즘을 섞어 푼, 이 책은 쉽지 않다고 일러줍니다. 남자들끼리 흔히 하는 ‘쇠뿔도 단김에 빼라’든가 ‘속전속결’이란 연애 조언은 허튼 소리라 합니다.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역시 마찬가지라죠.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부인하는 건 아닙니다.
세상에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일은 많지만 눈에 보이는 사랑을, 한시라도 빨리 얻고자 하다가는 진정으로 원했던 사랑을 바로 눈앞에서 잃게 될 수 있다는 거죠.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자기 방식대로 잘해주고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믿는 것도 어리석은 사랑이라 일깨웁니다.
사랑은 말 그대로 참고, 시간과 공을 들여 조심스레 가꾸는 일이라는 지은이의 견해에 공감합니다. 설사 그러다가 꽃을 피우지 못하면, 그 결실을 다른 이가 가져가면 어떻습니까. 고이 키우는 그것만으로 내 안에 지고지순한 사랑을 품은 것 아닐까 싶습니다.
“약간의 낭만, 달콤한 정, 진심을 넣고 끝없는 사모로 고루 비벼 은근한 불로 천천히 달인다. 절대로 센 불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자칫하면 설익을 수 있으니까. 여기에 연적에서 비롯된 약간의 질투를 넣고 불을 세게 하여 몇 번 뒤집으며 맛을 더한다. 질투를 빼고 낭만을 좀더 첨가해 사랑의 불로 계속 달여 영육(靈肉)이 일체 되게 한다. 꺼낼 때 행복의 눈물을 뿌려 빛을 낸다.”
책 자체가 사랑의 요리법인 이 책에 담긴 ‘사랑의 레시피’입니다. 어떤가요? 맛날까요? 때로는 책을 읽고 한 줄만 건져도 행복해집니다. ‘아직도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믿는다’ ‘사랑에 꽂혀 버린 날’ ‘사랑도 어느덧 흘러가나니’ ‘그래도 사랑하고 싶다’ ‘지금 이 순간 사랑에 감사하라’ 다섯 개 챕터로 이뤄진 이 책을 그 사람에게 넌지시 선물하고 보석 같은 구절을 찾아 보는 건 어떨까요.
* 책 속의 한 문장: 누구나 완벽한 사랑을 꿈꾼다. 그러나 인생에서 이상적인 사랑을 찾기란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검은 고양이를 찾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대개는 고양이를 찾아나선 순간 그 고양이는 이미 멀리 달아나버린 뒤다.
자료제공: 메키아 http://www.mekia.net/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