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식 문화체육부 장관이 3D 안경을 끼고 자리에서 펄쩍 뛰었다. 대형 LCD 스크린 속 민화 풍경 바위에 앉아있던 호랑이가 앞으로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손을 젓자 화면 속 계절은 봄으로 바뀌었다.
21일 서울 상암동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열린 ‘콘텐츠 산업 차세대 주역과의 간담회’에 선보인 3D 디지털 병풍 모습이다.
최 장관은 한글 자모를 모티브로 개발된 한글 교육 로봇 ‘한글봇’에도 관심을 보였다. 한글봇은 한글 자음과 모음 모양 블록을 결합해 글자와 문장을 만들면 해당 발음을 들려준다. 최 장관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한글을 배우려는 외국인에게도 적합할 것”이라며 “한류에도 옛 것을 살려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법고창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고창신’은 젊은 콘텐츠 창작자와의 간담회에서도 화제가 됐다. 융·복합 IT를 적용해 보이는 국악 이야기 공연을 제작한 곽준희 프레즐프로덕션 대표는 “K팝뿐만 아니라 우리 옛 문화를 살려 새 것을 만들고 이를 IT·CT 등과 융합하는 것이 진정한 한류”라며 “대형 단체나 유명인에게 집중된 창작 지원을 젊은이들의 아이디어에도 확대해 달라”고 말했다.
한글봇을 개발한 곽소나 포스텍 교수는 “재미와 기능을 함께 갖춘 콘텐츠 창작과 검증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학제 간 연구가 필요하다”며 융합 연구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은석 디스트릭트 대표는 “우리 공연물로 ‘태양의 서커스’ 등 해외 유수 콘텐츠와 경쟁하고 있다”며 “우리 콘텐츠를 해외에 알리기 위한 적극적 홍보 활동이 아쉽다”고 말했다. 손담비 히트곡 ‘미쳤어’의 작곡가이자 ‘용감한 형제’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강동철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온라인 음악 시장에서 특정 기업의 지배력이 압도적이라 자기 음악을 알릴 기회를 얻고 싶은 음악인들이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