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기업간 제휴가 증가하고 있다. 비용과 위험을 분산하면서 효율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각국 정부는 신성장동력 산업의 발굴과 함께 창업을 촉진하고 중소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용을 창출하고 수출을 증대함으로써 성장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그 결과 기술, 경쟁, 시장의 패러다임과 산업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다. 국내 산업계의 지도 역시 바뀌고 있다. 그동안 우리 경제를 이끌어 온 정보기술(IT)산업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반면 자동차산업의 성장세가 지속되자 자동차산업으로의 진입을 모색하는 IT기업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또 첨단기술산업과 전통산업간 융합과 이들 산업의 그린화 가속화로 산업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이업종 기업간 협업이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중소기업들이 협업을 추진한 결과 다수의 성공 사례가 창출됐다. 소형 LCD를 생산했던 중소기업 A사는 소규모로 제품을 자체 생산해 국내외에 공급해 왔으나, 해외로부터 대량 주문을 받은 후 협업체를 구성하여 적기에 공급을 완료할 수 있었다. 주관기업인 A사는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여타 협업 참여 기업들은 생산 기능을 전담하는 수평적 분업전략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수탁생산업체는 규모의 경제에 따른 원가절감으로 공급가격을 낮출 수 있었으며, 수익성이 향상된 A사는 신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었다.
벤처 기업 G사 역시 협업을 통해 첨단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조기 개발하고 수출함으로써 성장기반을 강화할 수 있었다. G사는 자사가 개발한 제품의 양산을 모색했으나, 자금 조달과 부품 품질 문제에 직면했다. G사는 문제해결을 위해 기능별 전문기업과 협업체를 구성해 사업 전반에 걸친 품질향상과 효율적인 분업을 모색했다. G사는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전력하고 생산을 포함한 여타기능은 협업체가 책임짐으로써 우수한 품질의 다양한 제품을 수출해 성장기반을 강화할 수 있었다.
이처럼 국내 중소기업들이 협업에 참여할 경우 다양한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연하고 신속하게 사업을 전개함으로써 우수한 품질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에 적기에 생산, 납품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할 수 있다.
또한 협력사간에 유기적인 정보공유 시스템을 구축, 자사 능력 이상의 주문도 협업을 통해 소화함으로써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 벤처기업의 경우 협업을 통해 보유한 아이디어와 개발 기술을 조기에 사업화할 수 있으며, 사업기회의 확대 재생산을 통해 매출 증대와 전문성을 제고하면서 국제화를 추진할 수 있다.
국내 중소기업이 3대 과제인 전문화, 국제화, 대형화를 달성하면서 융합화와 그린화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모색해야 한다. 최근 국내 조립 대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이 일취월장 하면서 국내 중소기업과 외국기업간 협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새롭게 열리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이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21세기 네트워크 경쟁시대에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협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협업이 기업성장의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hklee@ki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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