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서 호놀루루까지 480만원 대리운전 콜?" 이런 세상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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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만난 원영주 한국드라이빙방송 대표의 손에 든 아이폰4에는 `지금 위치에서 호놀루루까지`라는 웃지 못할 대리운전 콜 메시지가 떠 있었다. 값은 480만원. 물론 웃자로 만든 시나리오겠지만, 자신의 만든 대리운전 중계 스마트폰 플랫폼을 응용하면 지금도 못할 게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원대표는 올해 초 `착한대리`라는 모바일앱과 관련 서비스를 내 놓았다. 대리운전을 콜센터를 통해 호출하지 않고, 스마트폰의 위치정보를 이용해 손쉽게 고객과 대리운전기사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이미 스마트폰 대리운전 앱 시장에는 기존 대형 대리운전 업체를 비롯해 80여곳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 `착한대리`는 어떤 콘셉트에서 `착하다`는 수식어를 서비스명으로 내걸고 있는지 궁금했다.

◆차별화된 콘셉트는 뭘까 = 현재 3조 규모의 국내 대리운전 시장은 중계업체에서 대리운전기사로부터 떼는 콜센터 수수료가 20%를 넘는다. 이 밖에도 보험료 연간 수십만원, 프로그램 사용료 수십만원, 벌칙금 및 심야 교통비 등의 명목으로 상당한 수수료를 대리운전기사에게 요구한다. 생계가 막막한 사람들에게는 밤새도록 뛰어다닌 결과로는 횡포라는 것이 원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15만 대리운전 기사들의 고통에 주목했다.

"240만원 벌면 160만원 가져가는 불합리함을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프로세스를 스마트폰 기반으로 자동화하고, 콜 성사시에 건당 990원만 정액으로 받기로 했습니다"

원대표가 만든 `착한대리`는 보다 빠르고 친절한 대리운전 기사를 만나고 싶은 일반 고객들과, 수수료 강취가 없는 대리운전 중계업체를 바라는 사람들의 입장을 고려했다. 우선 990원에 콜 정액체를 구현하고, 봉사료까지 시스템에 사전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해 간헐적으로 있는 요금 시비를 없앴다. 1만원짜리를, 10만원짜리를 서비스해도 수수료는 늘 `990원`인 것이다.

또한 GPS 기반으로 고객과 기사를 만날 수 있게 해 서로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통화료마저 최소화하 위해 고객과 대리운전 기사 사이에 VoIP 서버를 두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고객들은 음주 상태에서도 스마트폰 앱을 실행하면 콜센터와 통화 없이 터치 한번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대리운전 기사를 호출할 수 있다. 대리운전 기사와 고객의 평판 포인트를 도입, 피하고 싶은 상태를 골라내거나 거부할 수 있도록 해 이용자들의 신뢰도를 높였다.

iOS와 안드로이드 등을 모두 지원하는 착한대리 앱은 참신하고 긍정적인 서비스 모델 때문에 지난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 `스마트앱어워드 2011` 행사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주요 모바일 기업 및 벤처 투자회사들과 업무 제휴 또는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무엇에 주목해야 하나 = 원대표는 "기사 3만명에게 990원씩만 받으면 하루 5콜 기준으로 1년에 450억이라는 매출이 발생한다"며 "착한대리가 보유하고 있는 앱 기술, LBS시장 성장 가능성, 착한 콘셉트의 기업가치, 저렴한 수수료 구조 등이 경쟁력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사업자의 수수료 트롤 서비스를 지양하고, 오픈마켓형 대리운전 중계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대리운전 앱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일단 앱이 많이 설치되는 것과 별개로, 착한대리에 참여하는 대리운전 기사 풀이 매우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착한대리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대리운전보험을 이중으로 들어야 하기 때문에 기사들이 가입을 꺼려하는 상황.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대리운전 보험을 진행하는 보험사와 다양한 방식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대리운전 기사들이 기존 앱 호환성 때문에 옴니아2를 주로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뿐만 아니라 윈도 모바일 6.5 기반의 앱도 따로 제작해 배포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착한대리라는 서비스 개요는 대리운전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평양의 승리의 거리나 하와이 호놀루루로 대리운전, 택배, 화문운소 등을 요청할 때에도 이런 서비스로 구현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물론 물리적으로 당장 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이론상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수요가 있고 공급이 있는 구조라면 얼마든지 응용할 수 있다. 특히 택배, 오토바이특송, 이사, 콜택시 등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며,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 진출까지 생각하고 있는 상태다. 운송이나 물류업에 종사하는 개인 사업자들 역시 화주, 또는 운송주에게 떼이는 수수료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결국 착한대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리운전 기사들의 참여가 선결돼야 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대리운전은 서비스 업인 만큼 고객 응대 및 서비스 품질이 중요한데, 이를 높이기 위해서는 `대리운전 기사들이 돈을 벌게 해 주면` 서비스가 절로 좋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대리기사들이 만족하는 환경을 구현해야 일차적으로 시장에 연착륙하고, 일반 고객들도 해당 대리운전 앱을 즐겨 찾게 된다는 의미다.

현재까지는 아직 속시원한 답은 나오지 않고 있는 듯 보인다. 기존 대리운전 서비스 업체들의 입김도 너무 세고, 보험사의 이중 계약구조 등은 지속적으로 대리운전 기사들을 압박하고 있지만 명확한 결론은 나지 못했다. 다만 소프트웨어 월 사용료나 저렴한 건당 정액 중계수수료(990원) 등은 업계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

지난 12일 본격적으로 재오픈한 `착한대리` 모바일 앱 서비스, 개선된 수익구조가 기사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 서명덕 기자, 사진 = 한국드라이빙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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