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가계나 기업마다 정산이 한창이다.
연초 관심을 가졌던 프리보드 시장을 다시 들여다봤다. 하지만 정산이고 뭐고 따로 할 게 없다. 거래 부족과 관심 부족으로 여전히 시장에는 냉기가 가득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 거래금액이 40억원이었지만 지난 11월 기준 거래금액은 31억원에 그쳤다.
20% 이상 급감했다. 거래량도 지난해 12월 426만주에서 70만주로 5분의 1로 축소됐다. 지정기업 수도 지난해 71개에서 63개사로 줄었다.
금융투자협회 출범과 함께 출발한 프리보드가 축소지향의 길을 걷고 있다.
협회는 해마다 시장 활성화를 내걸었지만 번번이 정부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제기된 세제혜택 등 프리보드 활성화 방안도 해를 넘기며 흐지부지되는 분위기다.
프로보드는 중소벤처기업 자금 조달을 쉽게 해 창업과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성화 명분은 충분하다. 문제는 시장을 형성하는 협회와 당국의 의지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0월 시장 활성화를 위해 ‘프리보드발전협의회’를 열었지만 의견만 들었을 뿐 전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금융 당국도 “해외 금융위기 사태로 역량을 그쪽에 집중하다보니 프리보드 활성화는 후순위로 밀린다”는 답변만을 내뱉을 뿐이다,
정부 한쪽에서는 청년 창업을 외치고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아우성이지만 금융당국은 관심이 없는 눈치다. 협회도 이제 새로운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어 활성화 방안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렵게 됐다. 황건호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내놓은 프리보드 시장 활성화는 이미 물 건너간 것이다.
한 해가 가고 금투협도 새로운 체제를 맞게 된다. 프리보드 시장활성화 방안도 새로운 체제에 기대해볼 수밖에 없게 됐다. 새로 임기를 맞을 협회장 눈에 프리보드가 다시 관심영역으로 들어올지 두고 볼 일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