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사업 매각을 결정했다 철회한 HP가 세계 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비슷한 성장 목표치를 잡았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관련 시장을 집중 공략해 보급형 이미지가 강한 기존 브랜드 인식을 과감히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한국HP는 PC사업 매각 철회 결정 후 갖는 첫 노트북 신제품 발표회를 1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했다. 2012년 회계년도를 시작하면서 인텔 울트라북 ‘폴리오13’, 프리미엄 사운드를 강조한 ‘엔비15’, 비츠 바이 닥터 드레와 협업한 ‘DM4 비츠 에디션’으로 국내 시장 포문을 열었다.
온정호 퍼스널시스템그룹(PSG) 부사장은 “HP와 한국HP는 2011년에 글로벌 성장률과 한국 평균시장 성장률을 훨씬 뛰어넘는 두 자릿수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특히 한국에서는 PC사업 매각 결정 뒤에도 이렇다 할 사업 타격이 없었고 결과적으로 큰 폭으로 성장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HP는 2012년 회계연도를 시작하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성장치를 내부 목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과 미국의 경기침체를 비롯해 국내시장도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등 경영환경이 어려워진 것을 감안하면 목표치를 공격적으로 설정한 셈이다.
온정호 부사장은 “HP는 합리적 가격대와 성능을 강점으로 PC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해왔으나 상대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내년부터 글로벌 차원에서 프리미엄 제품군을 강화하고 이 시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HP는 올해 프리미엄 고성능 노트북 ‘dv6’를 선보였는데 당초 기대치를 상회하는 긍정적 결과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착안해 가격대는 70~120만원대를 유지하면서도 고성능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제품군을 강화해 브랜드 이미지 상승과 점유율 확대를 동시에 꾀한다는 전략이다.
공격적인 온라인 마케팅도 단행해 온라인 노트북 판매시장 1위 입지도 한층 확대한다. 신제품 울트라북 ‘폴리오13’을 비롯해 ‘엔비15’ ‘DM4 비츠 에디션’ 모두 온라인에서 다각도의 마케팅으로 판매에 힘을 싣는다. 특히 DM4 비츠 에디션은 내달 오프라인에서 유일하게 하이마트 단독 론칭도 한다.
기업용 시장은 기업용 울트라북, 스마트패드 ‘슬레이트2’, 미 국방성의 8가지 테스트를 통과한 ‘엘리트북’으로 공략한다. 우선 보안 기능과 기업용 운용체계를 탑재한 기업용 울트라북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달 선보인 기업용 스마트패드 슬레이트2 영업도 시작한다.
온정호 부사장은 “내년에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나갈 것”이라며 “이번 신제품을 시작으로 내년 노트북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