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는 12일 에버랜드 보유 지분 중 17%를 주당 182만원에 KCC에 팔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금은 총 7739억원이다. 금융산업 구조개선 법률에 따라 내년 4월까지 에버랜드 지분을 5% 미만으로 낮추기 위해 나온 조치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국부 펀드, 사모펀드 등 다수의 투자자가 에버랜드 지분 인수를 희망했으나 KCC가 최적의 조건을 제시했다. KCC는 삼성카드의 법인카드, 개인카드, 할부리스 등 카드 영업 확대에도 도움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매각으로 확보된 자금을 자산 건전성 제고와 영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쓸 방침이다. 이번에 매각하지 않은 에버랜드 지분 3.64%는 추가 투자자를 찾아 내년 4월 이전에 팔 계획이다.
KCC는 지난 7월 자동차 부품제조업체인 만도의 지분 310만706주를 매각해 자금 6369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지난 2일 현대차 주식 111만5000주를 매각해 2397억원을 포함, 8700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KCC의 에버랜드 지분 인수를 의아하게 바라봤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에버랜드가 배당성향이 높다거나 재무적 투자로 이득을 챙기기에는 어려운 구조”라며 “사업 시너지도 크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차와 만도 지분을 매각하면서까지 에버랜드 지분을 산 결정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