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자동차용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해 파장이 예상된다.
LG화학은 지난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 침해금지 소송을 냈다고 12일 밝혔다.
LG화학은 “지난 2005년 특허로 인정받은 분리막 관련 기술을 SK이노베이션이 무단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쟁점이 된 부분은 ‘안정성 강화 분리막(SRS:Safety Reinforced Separator)’으로 불리는 전지 내부 단락 방지 기술 부분이다. LG화학은 분리막 원단에 독자적인 특수 무기물 구조체를 형성, 전지의 열적·기계적 강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SRS는 미국 제너럴 모터스와 포드 등의 차량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라며 특허 침해 제품에 대한 폐기와 손해배상금 일부인 1억원 지급을 주장했다.
이번 분쟁은 자동차 업계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귀추가 주목된다. 전기자동차에 있어 배터리는 자동차를 움직이는 핵심 부품이다. 따라서 향후 소송 결과에 따라 배터리 판매 금지나 폐기로 이어질 경우 자동차 자체를 생산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 측이 자사 기술을 활용한 배터리를 만들어 현대자동차 전기자동차 ‘블루온’에 공급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블루온은 현대의 첫 고속 전기차로 현재까지 250대가 양산됐다. 정부, 지자체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보급 중에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아직 소송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을 단계가 아니다”라면서도 “사업을 추진할 때는 제반기술을 사전에 확보하고 진행하기 때문에 특허 침해 가능성은 무척 낮다”고 말했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신성장동력 사업이다. LG화학은 오창과 미국에, SK이노베이션은 서산에 대규모 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양사는 세계 자동차 고객사 확보 경쟁 중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