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소프트웨어(SW) 기업 스티마소프트웨어에스엘(이하 스티마)이 한국 내 법정대리인을 통해 투비소프트를 불법복제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투비소프트는 ‘사실무근’이라며 명예훼손 등 법적 맞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스티마는 지난 2008년에도 쉬프트정보통신과 국내 IT서비스 사업자들을 저작권 침해로 고소한 바 있다.
이번 고소 내용은 투비소프트가 스티마 차트프로그램을 실제 수요량보다 적게 구매한 뒤 불법으로 복제해 과다하게 사용해 왔다는 게 골자다.
스티마와 투비소프트는 앞서 한차례 예고전도 치렀다. 지난해 투비소프트가 코스닥 상장 심사를 받고 있던 시기에 동일한 내용으로 스티마가 투비소프트와 고객에게 경고장을 보낸 바 있다. 당시 투비소프트는 스티마로부터 정당한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고객에게 구매 대행했던 내역을 상세히 밝혔다. 만약 고객이 무단으로 SW를 사용하는 증거를 제시한다면 그 경위를 파악해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번 고소는 그 후로 1년이 지난 시점인 지난달 같은 내용으로 진행됐다.
투비소프트 측은 자사 제품에 스티마 차트프로그램을 번들링해서 고객에 제공한 사실이 없고, 고객 요구에 따라 고객이 원하는 수량만큼 구매 대행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회사는 지난 10년간 자사 제품 판매 내역과 차트프로그램 구매 내역까지 증거로 최근 경찰에 제출한 상황이다.
김형곤 투비소프트 대표는 “이번 고소건은 글로벌 SW기업이 무고한 국산 SW업체를 흠집 내 반사이익을 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며 “이 같은 ‘찔러보기식’ 고소로 국산 SW업체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법적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투비소프트는 최근 스티마 본사에 고소의 경위 및 책임자의 확인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스티마 측은 한국에서의 저작권 단속 업무는 국내 총판과 법률대리인이 진행한다며 관련 사건의 연루 가능성을 일축했다. 스티마의 한국총판인 프로넷소프트 측은 이번 고소건과 관련해 제품 판매 총판이기 때문에 라이선스 관련된 법적 분쟁에 대해선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투비소프트는 ‘아니면 말고식’의 고소·고발로 인한 피해를 없애기 위해 현재 고소인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