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오는 2020년 무역 2조 달러 시대·세계 무역 6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새로운 출발선에 오른다. 반세기 만에 무역대국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불투명한 세계 경기를 헤치고 또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지식경제부는 오후 5시를 기점으로 잠정 집계한 결과, 무역 1조달러 시대를 열었다고 5일 밝혔다. 수출 5150억달러, 수입 4850억달러 등 무역 규모 1조달러를 돌파해 무역 2조달러를 향해 뛴다.
정부는 이에 따라 9년 후 무역 2조달러 조기 달성을 위한 유연한 글로벌 경제 구조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한 8개국에 비해 우리나라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아 글로벌 금융위기·선진 경기 침체 등 대외 환경 요인에 민감한 수출 경제구조 때문이다. 우리나라 무역 의존도는 87.4%로 미국·일본·독일·프랑스·중국·이탈리아·네덜란드·영국 등 8개국 중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네덜란드뿐이다.
게다가 불투명한 세계 경기 전망과 신보호 무역주의 강세 속에서 우리나라는 1조달러 이상을 유지하면서 무역 규모를 계속 늘리는 성장 해법을 무역에서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정부는 무역 증대를 위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바이오·헬스·로봇 등 신성장 분야의 산업화를 본격 추진한다. 특히 IT선진국 도약을 위한 핵심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SW·시스템반도체 등 취약한 핵심 역량을 집중 육성한다. IT 부품·장비 등 장비 국산화율을 제고하고 해외 진출을 지원, 국산 장비 세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
자동차·조선·소재부품 등 주력 산업 고부가가치화도 2조달러 달성을 위한 정책 과제다. 소재부품 기술 경쟁력을 고도화해 대일 무역 역조 현상을 해소하고 소재 부품 기업의 대형화·전문화를 추진한다.
전기차 양산을 위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개발과 소재 국산화로 한·미 FTA 비준 통과에 따른 자동차 수출 환경 변화를 적극 활용,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수출 확대 방안을 마련한다. 엔지니어링·플랜트 핵심 원천기술도 확보, 해외 수출 비중을 더욱 높인다.
글로벌 중견기업 육성도 과제다. 대기업 중심의 무역과 수출은 고용 창출 저하 등으로 무역 성과가 중소기업과 국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점이 있는 만큼 중견 기업을 육성하는 토대를 마련키로 했다. 특히, 정부는 대·중소 동반 성장 문화를 조기 정착하는데도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이밖에 선진국과 중국 시장 무역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인도·동남아·중동 등 신흥국 시장에 집중, 수출 시장을 다원화하기로 했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2조달러의 새로운 목표를 나아가기 위해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것과 함께 성장이 남긴 과제들에 대해 주목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며 “새로운 무역 비전과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러한 점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곧 무역 1조달러 달성을 계기로 향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상황을 잘 분석해서 전략적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보좌진들에게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지시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변인은 “무역 1조달러의 성격과 의미는 무엇인지, 거기서 정부가 지원해줄 부분이 있는지, 그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해 내년 이후에도 (1조달러 이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심층 분석해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진호 기자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