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솔루션도 외산 일색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산 스마트폰에 탑재된 외국 임베디드 솔루션

 모바일 운용체계(OS)에 이어 핵심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도 외국 제품이 득세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가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입지 전환을 선언하며 새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정작 솔루션 자체는 외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삼성전자가 연말 전략 스마트폰으로 출시한 갤럭시 노트에 탑재한 ‘S펜’ 솔루션은 일본 필기인식 전문기업 와콤의 기술이다.

 삼성전자 베스트셀러 스마트폰 ‘갤럭시S2’와 바다OS 스마트폰 ‘웨이브’ 시리즈에 탑재된 음성인식 솔루션 ‘블링고’는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출신 베트남계 개발자 존 위엔과 카네기멜론대 출신 마이크 필립스가 2006년 공동 설립한 동명 벤처기업에서 공급했다. 음성으로 이메일·SMS 보내기와 간단한 SNS 작성도 가능하다.

 팬택이 ‘베가LTE’에 탑재한 모션인식 인터페이스도 외산이다. 이스라엘 모바일 솔루션 전문기업 ‘아이사이트(eyesite)’ 기술을 도입했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근처에서 일정한 움직임을 취하면 전면부 카메라에서 그림자로 생기는 음영을 인식, 칩으로 움직임을 분석하는 솔루션이다. 팬택은 향후 동작인식 기술을 팬택 특화 UI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솔루션을 도입한 국내 제조사 스마트폰 판매가 늘수록 이를 바탕으로 해당 기업은 R&D를 강화하고 더 좋은 솔루션을 내놔 공급을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키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와콤이나 블링고는 필립스·HP 등 글로벌 기업에서 아수스·에이서 등 중저가 시장을 노리는 중화권 업체까지 레퍼런스를 늘리고 있다. 외산 기업이 한 분야 시장을 독식하면 국내 솔루션 업계 입지가 좁아지는 것과 함께 한국 제품이 외산 솔루션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솔루션 기업도 최근 스마트폰 체제로 전환하고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대부분 응용 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이다. 임베디드 솔루션 업체 사이에선 ‘한국 대기업보단 외국 제조사가 낫다’는 푸념도 종종 들린다.

 한 모바일 음성 관련 임베디드 솔루션 업체는 한국 대기업 대신 HTC 등에 먼저 공급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이 업체 사장은 “국내 대기업이 전략적으로 다양한 한국 솔루션 업체 제품을 발굴해 탑재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는 애플리케이션과 달리 OS처럼 하드웨어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국내 업계를 살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표>국산 스마트폰에 탑재된 외국 임베디드 솔루션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