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 회장이 부품소재 사업을 그룹의 주력이자 미래 성장 동력으로 중점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첨단 전자소재 사업은 삼성이 넘볼 수 없는 국내 선두의 지위를 확고히 다지는 동시에 나아가 세계 일류로 도약시키려는 목표다.
구본무 LG 회장은 29일 경기도 파주 LG화학 LCD 유리기판 공장을 방문해 내년 상반기 성공적인 양산에 만전을 기하도록 당부했다. 구 회장은 “글로벌 일등의 기반은 결국 사업 경쟁력에서 창출된다”면서 “치열하고 끊임없는 혁신으로 부품소재 사업을 LG의 미래 성장을 이끄는 핵심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부품소재 사업 경쟁력이 완제품으로 직결되고, 소재 원천 기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현장 경영의 일환이다. 실제 구 회장은 LG화학의 충북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과 LG전자의 구미 태양전지 공장, LG실트론의 태양전지 웨이퍼 공장 등 올 들어서만 7곳의 그룹내 부품소재 사업장을 잇따라 방문했다. 그룹 주력 사업 가운데 현재 삼성을 능가하는 전자 소재 사업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다.
이날 구 회장이 방문한 LG화학의 LCD 유리기판 공장은 지난 2009년 독일 쇼트사와 기술 이전 계약을 맺고 현재 1기 라인을 시험 가동 중이다. 구 회장은 LCD 유리기판 사업 준비 현황을 보고받고, 공정별 생산 라인을 일일이 살펴보며 양산에 만전을 기하도록 지시했다. LCD 유리기판은 내열성·내화학성·표면품질 등에서 최첨단 기술을 요구하는 초정밀 유리소재다. 현재 코닝을 비롯해 해외 3개사가 전 세계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세계 LCD 패널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1위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삼성 그룹 계열사인 삼성코닝정밀소재로부터 유리기판을 상당량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LG화학의 유리기판 공장은 LG그룹의 숙원 사업으로 꼽혀왔다.
LG화학은 쇼트사의 원천 기술과 자사가 보유한 석유화학 공정 기술을 활용한 품질 경쟁력으로 LCD 유리기판 후발 주자의 약점을 양산 초기부터 극복한다는 목표다. 우선 내년 상반기 1기 라인을 본격 가동한뒤 오는 2013년까지 추가 2개 라인을 신설할 계획이다. 오는 2016년까지는 총 3조원을 투입해 7개의 LCD 유리기판 양산 라인을 구축하고 연산 5000만㎡의 생산 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이맘때까지 LCD 유리기판 사업으로만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기로 했다. 이날 구 회장의 LCD 유리기판 사업장 방문에는 김반석 LG화학 부회장과 조준호 ㈜LG 사장, 박영기 LG화학 사장 등 그룹내 최고 경영진들도 함께 배석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