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데이터베이스(DB) SW업계가 올해 130억원에 달하는 SW를 대학에 기증한다. 대학에서 사용하는 외국산 SW를 국산으로 대체해 잠재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24일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업계에 따르면 웨어밸리·티베로·알티베이스 등 7곳 SW업체는 다음 달 1일 건국대·상명대·서울여대 등 7개 대학에 60억원 규모 DB SW를 기증하기로 합의했다. 기증 SW는 대학 수요를 반영해 DBMS(DB관리시스템)·DB보안·DB모니터링 그리고 데이터모델링·품질진단·분석 등 다양하다.
올해 국내 SW업계의 대학 DB SW 기증규모는 최소 128억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 이달 24일까지 9곳 SW업체가 68억원어치의 SW를 기증했다. 지난해에는 티맥스소프트 등 5개사가 43억5000만원 규모 SW를 대학에 지원했고 2009년에는 엔코아가 9억원 상당 SW를 기증한 바 있다.
업계가 SW기증 행렬에 동참하는 데에는 산학협력 차원과 외산이 장악한 국내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정책적 판단이 작용했다. 현재 국내 DBMS시장은 외국산 제품 점유율이 92.7%(이하 지난해 말 기준)로 국산 7.3%에 절대적으로 앞서고 있다. 업계는 외국산이 국내 시장을 장악한 이유로 수요처인 기업이 외국산을 사용하고 있는 것도 영향이 있지만, 대학 배출 SW인재들이 외국산에 익숙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한다. 현재 대학이 실습 등에서 사용하는 DB SW 상당분은 1990년대 중후반 다국적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무상 보급한 제품들이다.
한응수 데이터베이스진흥원장은 “기술 수준이 크게 올라왔음에도 대학 교수들은 여전히 외국산 제품을 사용한다”면서 “이는 대학과 산업계가 소통을 하지 않은 결과로, 기술은 고도화됐지만 학계가 정체돼 있다는 지적을 받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업계는 대학에서 초급 수준 인재만을 배출하고 있어 고급 인재를 해외에서 수혈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는 대학 SW 기증이 국산 SW 보급 확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당장 내년 국산 DBMS SW시장 점유율을 올해 8% 수준에서 내년 10%로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손삼수 웨어밸리 대표(차기 한국DB산업협의회장)는 “현직 교수들이 외국에서 공부를 해 외국산 제품을 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DB SW 경우 국산제품이 해외에서 다국적 기업 제품에 밀리지 않는다”면서 “대학 SW기증이 점차 국산 SW 확산에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DBMS 시장규모
*자료: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표>국내 DB SW업계 대학 SW 기증 규모 (단위:억원)
*자료: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2011년은 12월1일 기증분 포함)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