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 셋톱박스도 듀얼코어 시대 개막

 국내 TV업체들이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채택, 더욱 빠른 인터넷 서핑과 게임 구동이 가능한 스마트TV 2.0시대를 연다. 스마트폰에 이어 디지털TV와 셋톱박스에도 듀얼코어 프로세서가 도입됨에 따라 명실상부한 스마트TV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는 내년 자사 스마트TV에 장착할 듀얼코어 칩세트를 개발중이다.

 이 업체들은 ARM 코텍스 A-9을 이용한 듀얼코어 칩을 개발해 자사 스마트TV에 적용한다.

 기존 ARM 싱글코어에서는 프로세서 처리속도가 2000디밉스(DMIPS, 명령어처리속도) 수준이었으나,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통해 3000~5000DMIPS으로 2배 가까이 개선된다. 이 정도면 TV수신은 물론이고 동영상재생, 인터넷 등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현재 스마트 TV와 달리 인터넷 서핑 속도가 크게 빨라지는 것은 물론 게임 그래픽 수준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앞서 파나소닉은 최근 ARM코텍스A-9 듀얼코어 기반 스마트TV 칩세트인 ‘유니파이어’를 개발했다. 스마트TV용 칩으로는 세계 최초다. 각종 미디어 코덱과 GPU 등을 결합했으며, 듀얼코어를 통해 성능은 높이면서 전력소비도 낮췄다.

 셋톱박스 업계도 내년부터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채택한 셋톱박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적용하면 방송수신에서 벗어나 빠른 인터넷 접속, 동영상 재생 등과 같은 스마트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과거 셋톱박스는 가입자를 식별해 콘텐츠를 전달하는 기능만 했다. 하지만 인터넷 연결로 역할이 달라진다.

 국내 IPTV사업자들은 최근 셋톱박스 업체에게 듀얼코어 프로세스를 주문하고 있다. 셋톱박스에서 지원하는 기능이 아직은 많지 않지만 향후 업그레이드를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보통 3년 정도 임대하는 셋톱박스 특성상 사양을 사전에 높여놔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셋톱박스 업계는 향후 스마트TV와 스마트 셋톱박스와의 한판 승부도 전망하고 있다. 셋톱박스가 집 안에서 인터넷과 맞물리는 첫 게이트라는 점에서 TV보다 스마트TV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이트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셋톱박스용 칩세트 업체 움직임도 빨라졌다. ST마이크로는 셋톱박스를 겨냥한 듀얼코어 프로세서 STiH225를 내년 1월 양산한다. 트라이던트도 내년 초 듀얼코어 칩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항국 트라이덴트코리아 사장은 “내년에는 가정 내 스마트서비스를 위한 듀얼코어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며 “CES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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