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는 스탠포드 졸업식 연설에서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던 당시를 기억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누구도 죽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죽음은 삶이 만들어낸 최고의 발명품이다. 죽음은 변화를 만들어낸다.”
동전의 양면 같은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 알지만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명제다.
이번 주 개봉하는 영화 ‘50대50(50/50)’은 죽음 앞에서 새로운 삶을 발견하는 과정을 담담하고 따뜻하게 그렸다. 술도 마시지 않고 담배도 멀리하며 건강에 누구보다 자신이 있던 라디오 작가 아담(조셉 고든 레빗)은 생존율 50%의 척추암 판정을 받는다. 이를 부담스러워하던 연인은 그를 떠나고, 절친한 친구인 카일(세스 로건)은 남의 속도 모르고 병을 이용해 여자를 유혹하라고 조언한다. 엎친 데 덮친 격인지 초보 심리치료사 캐서린(안나 켄드릭)은 치료는 하지 않고 아담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극중 카일을 연기한 세스 로건의 친구인 시나리오 작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다. 영화 ‘500일의 썸머’로 섬세한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던 조셉 고든 레빗이 주연을 맡았다. 그는 최근 ‘다크 나이트’ 시리즈에도 새롭게 합류했다.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인 죽음과 질병에 관한 스토리를 신선한 유머감각으로 깊이 있으면서도 특별하게 표현,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전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