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재송신 협상 결렬... 24일 정오부터 디지털케이블서 HD 방송 못 본다

 지상파 재송신 대가 협의체가 협상 만료일인 23일에도 결국 결렬로 끝나면서 디지털케이블 가입자 400만여명이 지상파 고선명(HD) 방송을 시청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됐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23일 자정부터 HD방송 송출 중단을 고지하고 24일 정오부터 HD방송 재송신을 중단한다.

 23일 KBS·MBC·SBS 3사 관계자와 티브로드·씨앤앰·현대HCN·CMB한강방송 대표들은 협상 종료를 선언했다. 협상 결렬시 SO는 24일 정오부터 디지털케이블 가입자 HD 방송 중단을 선언해 놓은 상태다. 시청자는 아날로그 일반화질(SD) 채널로 지상파를 시청하거나 지상파 직접 수신, IPTV·위성방송 등 다른 방법을 택해야 한다.

 이날 실무 협의체는 오후 3시 반부터 방송통신위원회 14층에서 마지막 협상에 들어갔다. 4시를 넘기면서도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방통위에서는 대표들을 소환해 고위급에서 협상 타결을 종용하기도 했지만 결국 합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양측은 22일 서로 한발씩 물러난 입장을 밝혔지만 워낙 오랜 기간 풀리지 않았던 문제인데다 SO 입장에서는 사업상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았다. SO는 협상 결렬시 24일 정오부터 디지털케이블 약 400만 가입자에 대한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배수진을 친 상태였다.

 ◇지상파-케이블 분쟁 추이=양 측이 지상파 재송신 대가를 놓고 싸움을 시작한 건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방송정책을 총괄하던 방송위원회(현재 방송통신위원회로 흡수)에서 디지털전환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지상파 콘텐츠 저작권 대가에 대한 논의가 처음 나왔다.

 IPTV가 등장하고 위성방송이 가입자당과금(CPS) 방식으로 지상파에 대가를 지불키로 합의하면서 더욱 번졌다. IPTV와 KT스카이라이프는 현재 지상파 재송신 대가로 공식적으로 가입자당 280원을 지불하고 있다.

 2008년 말 가까스로 280원 대가 지불에 합의하는 듯했던 지상파와 케이블은 최종협상에서 결렬을 선언했다.

 지상파 3사는 곧바로 2009년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저작권 등 침해정지 및 예방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11월 MSO 5개사를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10월에는 방통위가 나서서 제도개선 전담반을 구성키로 결정했다.

 6월에는 2심 법원이 CJ헬로비전의 신규 디지털 가입자에 대한 지상파 송출을 중단하라는 판결을 냈다. 7월에는 민사본안 2심에서 지상파의 청구가 기각됐고, 11월 법원은 CJ헬로비전에 대한 간접강제 신청을 받아들여 판결문 송달 이후(7일) 신규 디지털 가입자에 대한 송출을 지속할 경우 지상파 3사당 하루 5000만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냈다.

 ◇시청자는 어떻게 되나=디지털케이블 가입자는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됐다. 지금까지 잘 나오던 지상파 방송이 갑자기 저화질로 나온다. KT스카이라이프의 방송 송출이 중단됐을 때 가입자는 약관에 의거, 이 회사를 상대로 배상 청구를 한 바 있다.

 기존 디지털케이블 가입자는 화질이 떨어진 SD 화면으로 지상파를 보거나 별도로 지상파 수신용 안테나를 설치 하는 등 HD방송을 보기 위한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이 때문에 IPTV·위성방송으로 이탈하는 가입자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도개선안 마련해야=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는 난시청률, 지상파 인접점유율, 시청료, 광고 효과 등을 포함한 대가 산정 공식을 만들어 제시했다. 방통위 역시 이 내용에 따라 협상을 마무리 지을 것을 요구했지만 지상파의 강경한 반대에 부딪혔다.

 지난 10일에는 방송발전기금 추과 부과, SO 광고시간 축소 등 법적·행정적 조치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재송신 문제에서 분쟁을 직권 조정할 기관이 없다는 점이 부각됐다. 방통위가 지난 7월 내놓은 제도개선안에는 의무재송신 대상 범위와 직권 조정 및 재정 제도 도입 방안이 담겨 있다.

 

 <지상파 재송신 분쟁 이력>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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