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는 방송과 통신 융합의 최전선에 서 있다. 스마트TV를 보는 시선을 크게 기기적인 관점과 서비스적인 관점 둘로 나뉜다. 스마트TV는 전통적인 TV 이미지와 통신의 결합으로 인한 새로운 서비스라는 개념이 여전히 혼재된 상태다.
기기적 관점에서 스마트TV는 운용체계(OS)를 탑재한, 인터넷에 연결된 가전제품이다. 스마트기기에 탑재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편리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서비스적 관점에서 스마트TV는 OS에 인터넷이 연결된 양방향 서비스로 정의할 수 있다.
삼성과 LG 등 전통적인 TV제조업체들와 구글은 기기적 관점에서 스마트TV를 바라보고 있는 반면에 애플과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서비스적인 시선으로 스마트TV에 접근하고 있다.
야심차게 스마트TV 사업을 추진했던 구글은 출시 초기부터 복잡한 유저인터페이스(UI)와 콘텐츠 확보 실패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소프트웨어의 불안전성을 이유로 가전전시회의 시연을 연기할 정도였다.
상황이 좋지 못하자 구글은 소니와 로지텍에만 생산을 허용하던 방침을 대폭 바꿔 삼성, 도시바, LG등에 문호를 개방했다. 또 TV용 웹사이트를 제작하는 등 기존 TV산업 프레임에 맞춘 스마트TV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애플도 2007년 도전한 스마트TV 사업에서 쓴맛을 봤다. 2010년 새롭게 출시된 애플TV는 앱스토어에서 애플이 판권을 구입한 콘텐츠를 싸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호응을 얻었다.
이는 애플이 기존 앱스토어에 취하던 정책과는 다소 다른 전략이었지만 애플앱스토어를 통한 생태계 구성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네트워크 업체 시스코는 2011년 초 ‘비디오 스케이프’라는 서비스를 발표했다. 셋톱박스를 이용해 기존 유료방송을 어느 기기에서나 볼 수 있게 만든 서비스였다. 비디오 스케이프의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 IPTV나 케이블 방송의 가치를 높여주는 형태다.
국내 대표 주자이자 글로벌 TV제조업체인 삼성은 자체 생태계를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한국, 북미, 유럽 등에서 TV앱 콘테스트를 개최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공개하는 등 자체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또 고품질 콘텐츠 확보를 위해
컴캐스트, 타임워너케이블과 같은 사업자와 협력해 자사 스마트TV에 VoD를 공급하게 했다.
이 같은 전략은 이미 방대한 목록의 프로그램을 보유한 글로벌 미디어 그룹과 직접 콘텐츠 대결을 하는 것은 승산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직접 콘텐츠를 소싱하기보다는 협력을 통해 자사 스마트TV 생태계를 확장시키고 있다.
자체 스마트TV용 OS 개발에 집중해 외산 종속 없이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점은 이런한 생태계 전략을 뒷받침한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