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1% 인재와 스트브리그

 찬바람과 함께 ‘스토브리브(stove league)’가 한창이다.

 스트브리그는 프로야구에서 시즌이 끝난 겨울철에 각 구단이 팀 강화를 위해 선수 획득이나 이동을 둘러싸고 벌이는 스카우트나 연봉협상을 말한다. 난로(Stove)에 둘러앉아 몸값을 흥정하고, 선수 맞바꾸기 등을 논의한다는 데서 유래됐다. 스토브리그는 내년 시즌 각 단의 성적표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야구팬들 관심이 높다.

 최근 스토브리그에서 기자의 관심을 끈 사건은 20일 한화 이글스와 송신영 선수 계약이다. 그 과정이 드라마틱하다. 송신영은 올해 정규리그 시즌 중인 지난 7월 넥센 히어로즈에서 LG 트윈스로 트레이드 됐고,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다.

 원 소속구단인 LG와 우선협상에 실패한 송신영은 지난 19일 저녁 친구들과 함께 동해 바다를 찾아 망중한(忙中閑)을 즐기고 있었다. 타 팀과 협상이 가능한 자정을 갓 넘긴 12시 01분. 송신영의 전화기 벨이 울렸다. 한화 이글스 이상군 운영팀장이었다. 어디인지만 확인한 이 팀장은 3시간 정도 차로 달려 새벽 3시께 송신영을 찾아왔다. 2시간여 협상이 있었지만, 강원도를 찾은 순간 송신영의 마음은 벌써 한화 계약을 결정지었다고 한다.

 더 재밌는 점은 송신영을 잡기 위해 한화가 제시한 금액이 원 소속구단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유는 짐작할 수 있다. 송신영은 LG와 우선협상이 결렬된 뒤 ‘가슴으로 다가오는 팀’에 가겠다고 했다.

 최근 우수 인재를 원하는 국내 기업들의 인력 쟁탈전이 치열하다. 소프트웨어 등 소위 뜨는 분야는 대기업이나 벤처기업을 막론하고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이 과정에 일부 대기업이 인력 블랙홀로 지목받고 있다. 일부 대기업의 편법도 눈에 띈다. 일부 중소벤처는 그 이상 대우를 해줄 수 없어 속수무책으로 인력을 뺏긴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돈에 의해 이동하는 철새가 아닌 기업이 원하는 진정한 인재는 돈만 가지고 얻을 수 없다. 뺏는 기업이나 뺏기는 기업 모두가 생각할 부분이다.

 13년차 베테랑 프로선수는 돈 보다 더 큰 가치가 ‘뜨거운 가슴’이라는 것을 직접 보여줬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