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스마트가전 접근성 향상 사업이 근거조항 제정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스마트 가전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편의기능이 접목돼야 한다는 근거를 어느 법에 넣어야 할지 기준이 애매모호하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와 시각장애인연합회, 삼성·LG 등 가전 제조사가 함께 진행 중인 이 사업은 TV·냉장고·세탁기·에어컨·청소기 등 생활과 밀접한 대표적인 5대 스마트 가전에 시각장애인도 불편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음성인식이나 점자 버튼 등의 기능을 탑재할 예정으로 내년 사업계획에도 포함돼 있다.
현재 이를 위한 연구용역이 30% 가량 수행됐으며 근거조항 제정을 비롯한 탑재할 기능, 적용할 가전 등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핵심은 앞으로 제조사가 해당 편의 기능을 탑재해 스마트 가전을 생산하도록 강제할 근거조항을 어느 법안에 넣느냐다.
정보통신산업진흥법이나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들어갈 공산이 크지만 정보통신산업진흥법의 경우 새로운 융합 제품인 ‘스마트 가전’이라는 개념 자체가 법안에 없어 시각장애인용 기능을 탑재해야 한다는 내용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의 경우 장애인을 차별하면 안 된다는 매우 포괄적인 조항만 있는 상태여서 세부조항을 몇 개나 만들어야 하는지 등이 모호하다. 이에 전통산업과 IT의 융합으로 기존에 없던 개념의 제품이 지속적으로 양산되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해 ‘스마트가전’이나 ‘스마트기기’에 대한 포괄적인 법제도적 규정이 새롭게 필요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접근성 향상 대상은 ‘시각장애인’에 국한될 전망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내년 계속사업으로 편성한 만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면서 “가전 사용이 어려운 종류의 장애가 대부분 시각장애라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 우선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편의성을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근거조항이 마련되면 우리나라는 스마트가전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 향상 관련 최초로 법조문을 제정한 나라가 된다.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민간이 자율적으로 장애인 접근성 향상을 위한 기능을 넣는 사례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그동안 낮은 인식수준 등으로 논의가 활발하지 못했다.
지경부는 “최근 국내 민간 제조사도 필요성을 인식, 원활한 협력체계가 구축되고 있다”며 “민간과 협력과 제도적 기틀 마련으로 장애인 접근성 측면에서도 국내 스마트 가전이 진일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