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IT코리아와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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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학

아프리카를 세계가 주목한다. 미국이 중동을 대체할 석유 공급처로 주목하며, 유럽연합과 중국도 현지 진출에 적극적이다. 특히 중국은 4억4000만위안에 이르는 식량원조를 앞세워 아프리카 소비시장을 거세게 공략한다.

 우리는 달리 접근해야 한다. 일방적 시혜나 상업적 실리로는 공감을 얻기 어렵다. 우리가 축적한 경험과 기술을 이전해 중장기적인 파트너가 되는 전략이어야 한다. 원조받던 개발도상국에서 도움주는 나라로 바뀐 한국이 아프리카 문제 해결에 리더십을 보여줄 좋은 기회다. 아프리카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들은 ‘IT코리아’ 성공 모델을 부러워한다.

 11월 9일 케냐의 은데모 정보통신부 차관이 한국정보인증을 방문했다. 행정안전부 주최 ‘2011 전자정부 장차관 초청연수’에 왔다가 일부러 찾아왔다. 공인인증시스템에 관심을 보였다. 케냐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이 눈부시다. 10년간 관련 산업이 20%씩 성장했다. 휴대폰 가입자는 무려 14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그런데 인증시스템 미비로 해킹·사기 등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은데모 차관은 공개키기반구조(PKI) 기반 공인인증시스템을 도입, 통신망을 신뢰할 만한 인프라로 업그레이드하기를 희망했다. 국가적 과제를 풀겠다는 의욕에 차 있었다.

 케냐뿐 아니다. 전자정부를 구축하려는 아프리카의 거의 모든 나라가 공인인증시스템부터 도입하려 한다. 카메룬·튀니지·에티오피아·르완다 등에서 구체적인 얘기가 오간다.

 우리는 국가적으로 공인인증제도를 채택한 몇 안 되는 나라다. 범용공인인증서 하나로 모든 은행과 거래한다. 증권·쇼핑은 물론이고 어떤 정부기관 민원도 해결한다. 잦은 개인정보 유출사고에서 개인 금융계좌를 끝까지 지켜주는 ‘금고 지키미’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UN 전자정부 평가 1위도 ‘PKI 기술’이 한 몫했다. 보안투자가 미흡해도 인터넷 이용률이 높은 것도 공인인증의 ‘신뢰’ 덕분이다.

 우리는 공인인증 제도·정책은 물론이고 인증 메커니즘, 기술표준, 운영에 상당한 노하우를 가졌다. 중·저 개발국가는 이를 주목하고 우리나라를 찾는다. 그런데 이들은 돈이 없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자금이나 세계은행·공적개발원조(ODA)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KOICA가 정보통신 분야에 지원한 규모는 작년에 411억원으로 전체의 7.8%에 그쳤다. IT코리아 경험을 공유할 예산치고 매우 부족하다. 이를 확보하는 게 긴급하다. 공인인증시스템은 한 번 투자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협력해야 한다. 그래서 인프라이자 미래지향적이다.

 아프리카 진출 전략을 업그레이드할 때다. 기술과 경험을 아프리카 국가와 공유한다면 진정한 상생관계로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감동이 있어야 성장동력이 생기는 시대다.

 고성학 한국정보인증 대표 giant@signg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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