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ForAll]IT는 요술봉...금융도 물류도 확 바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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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 QR코드 배송추적 시스템

 IT는 만화 속 주인공이 들고다니는 요술봉과 같다. 거의 모든 산업에 IT가 결합해 혁신을 일으키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이다. 금융과 유통·물류도 예외는 아니다. 금융업체들은 2000만명에 이르는 스마트폰 사용자를 잡기 위해 전담 조직을 만들고 참신한 기능을 담은 애플리케이션을 쏟아내고 있다. 유통·물류 업체들은 IT를 접목해 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업무 효율화를 달성하고 있다.

 

 ◇농협, 스마트뱅킹으로 수익성과 사회공헌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농협은 스마트뱅킹으로 수익성과 사회공헌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농협이 지금까지 선보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만 11개에 이른다. 기본 조회·이체 기능을 제공하는 ‘NH스마트뱅킹’을 비롯해 ‘신토불이’ ‘연말정산컨설팅’ ‘NH인포’ ‘내사랑 독도’ ‘NH 캠퍼스’ 등 농협만의 개성이 가미된 다양한 앱이 출시됐다. 스마트뱅킹 이용고객은 8월 말 기준 141만9000명에 달한다. 스마트금융에 대응하기 위한 ‘스마트 위원회’를 조직하고 사업 주무부서와 IT본부 분사, 중앙본부 각 부서가 정기적으로 모여 스마트금융 전략을 세우고 있다.

 농협 앱 가운데 가장 독특한 것은 2009년 인터넷판으로 선보인 후 지난 9월 스마트폰용으로 출시한 ‘내사랑 독도’다. 농협 최초 게임 앱이기도 한 내사랑 독도는 독도 마을 꾸미기, 낚시, 야생동식물 학습 등의 코너로 꾸며져 있다. 게임 결과에 따라 금리 우대 쿠폰, 자동화기기(ATM) 수수료 면제 쿠폰 등을 제공한다. ATM 수수료가 부담스러운 소외계층을 배려했다. 2단계로 넘어가면 농협 예금에 가입해야 하는데, 이 실적에 따라 일정금액을 농협이 독도기금으로 내놓는다. 지금까지 내놓은 기금만 8억6000만원이나 된다.

 이번 주 25일에는 퇴직연금 전용 앱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직까지 국내 금융기관이 시도한 적 없는 획기적인 기능을 담을 계획이다. 농협에 퇴직연금을 가입한 사람은 누구나 앱을 통해 수익률 거래내역 등을 자유롭게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 편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나오기 어려운 발상이다. 지금까지 퇴직연금 조회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금융기관 통장을 만들어야 했다.

 농협 관계자는 “퇴직연금 조회를 위해 쓰지도 않는 계좌를 왜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많았다”며 “모든 사람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된 퇴직연금 앱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CJ GLS, RFID 기술로 물류 확 바꿨다

 CJ GLS는 2003년부터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가 주관한 ‘RFID 기술개발 시범사업자’로 선정되면서 RFID 개발에 앞장섰다.

 2005년 차세대성장동력산업 중 물류부문 ‘RFID·USN 기반 전자물류시스템 개발’ 주관사업자로 선정돼 2009년 RFID 기반 물류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

 2009년 11월 LS산전과 맺은 ‘장비 및 기술개발에 대한 업무협약’ 덕분에 RFID 태그와 리더기 등 장비 도입 비용을 최소화했다.

 CJ GLS는 지난해 3월부터 물류센터 내 RFID 시스템을 전면 적용해 물류 체계 개선에 나섰다. 신덕평물류센터와 대전센터 2곳에 도입한 RFID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물류센터 내에서 작업하는 지게차에 위치추적 시스템을 부착, 지게차 작업 동선을 파악토록 했다. 이를 통해 지게차 이동속도와 구간별 정차시간, 운영효율 등을 면밀히 산출해 지게차 투입 대수를 최적화했다. 화물 위치를 조정해 지게차 작업 효율도 극대화했다.

 지난해 5월 업계 최초로 도입한 ‘3D 비저빌리티 시스템’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입체 기술을 활용해 창고를 수평은 물론 수직으로도 관리할 수 있게 했다. 기존 평면 모니터링 시스템은 여러 층으로 구성된 선반 정보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3D 비저빌리티 시스템은 선반 공간마다 RFID 칩을 부착해 보관된 제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터치스크린에 3D 영상으로 보여준다. 유통기한별 재고현황, 보관일수별 재고현황, 상품 출하빈도 등을 3D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어 재고관리 효율성을 한층 높일 수 있다.

 CJ GLS는 지난해 6월 개발한 MPS(Multi Purpose System)를 도입해 작업 시간을 40%나 줄였다. MPI(Multi Purpose Indicator)라는 단말기를 선반에 부착한 후 MPS를 통해 작업지시를 내리면 선반에 있는 상품명과 수량이 자동으로 파악된다. 물류센터 한 곳에 MPI 500개를 도입하면 연간 종이 4만장을 절약할 수 있다.

 CJ GLS가 자랑하는 ‘쿨가디언’은 올해 6월 독자 개발한 RFID·USN 기술 기반 온습도 관리장비다. 기존 유선방식과 달리 무선으로 저온차량과 물류센터 온습도를 측정할 수 있어 정보 수집 범위가 무제한으로 확장됐고 설치비용도 22%나 절감했다.

 

 ◇스마트기기 활용의 ‘달인’ 대한통운

 대한통운은 올해 2월 택배업계 최초로 ‘운송장 모바일 프린터’를 도입해 고객이 손으로 운송장을 작성하는 수고를 없앴다.

 운송장 모바일 프린터는 택배기사가 가정이나 기업 등을 방문해 현장에서 바로 운송장을 출력할 수 있는 장비다. 고객은 콜센터나 인터넷, 스마트폰을 통해 접수만 하면 된다.

 블루투스(Bluetooth)와 실시간 데이터 전송 기술로 운송장 송수하인 정보가 현장에서 전산시스템에 입력되기 때문에 택배를 맡긴 직후부터 고객이 화물 배송추적을 할 수 있다.

 올해 7월 업계에서 처음으로 구축한 ‘QR(Quick Response)코드 배송추적 시스템’도 고객이 열자리 가까운 운송장 번호를 일일이 입력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있다.

 QR코드 스캔이 가능한 스마트폰으로 스캔만 하면 자동으로 배송추적 화면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한결 빠르고 편리하게 택배화물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최근에는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한 상품을 반품할 때도 QR코드를 스캔하면 자동으로 접수되는 기능을 추가했다.

 올 초에는 단일규모 국내 최대 컨테이너터미널인 대한통운 부산컨테이너터미널(KBCT)에 터미널 운영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컨테이너를 싣고 온 운전자는 컨테이너 상하차 위치를 스마트폰으로 제공되는 터미널 내비게이션을 통해 쉽게 알 수 있고 실을 컨테이너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 종이로 발급했던 인수도증 역시 스마트폰으로 받을 수 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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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GLS 직원이 3D 비저빌리티 시스템을 시현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물류창고 내 저장 현황을 3D 입체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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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GLS가 지난해 6월 개발한 Multi Purpose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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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GLS 쿨가디언 게이트웨이와 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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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 직원이 모바일 프린팅 기기에서 운송장을 출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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