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을 빛낸 SW] SW시장 `혁신의 바람`

 2011년은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와 HP의 PC 부문 매각 발표 등을 계기로 소프트웨어(SW)에 대한 관심이 절정에 이른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쇼크로 SW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바뀌었다. 하드웨어(HW) 중심 국내 IT를 SW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필요성을 실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HW 기업은 SW 개발과 인력 확보 투자 등 SW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에 돌입했다.

 정부도 동참했다. 지난 10월 27일 지식경제부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02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취약한 국내 SW산업 발전을 위해 범부처 차원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전략’을 보고했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SW 시장에서 새로운 ‘황금어장’으로 떠올랐다. 기존 SW 업체는 물론이고 HW, 비IT 업체까지 가세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존 SW 개발 방식과 유통 구조를 송두리째 바꾸며 SW 시장에 ‘혁신의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SW 중요성 공감대 확산=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는 IT산업 주도권이 SW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아이폰으로 촉발된 SW에 대한 관심 고조는 예고편에 불과할 정도다.

 SW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를 극복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데 정부는 물론이고 기업 모두 공감했다.

 정부는 △SW 공정거래질서 확립 △SW 기초체력 강화 △SW 융합 활성화 △지속적 추진체계 확보 4대 핵심 정책 부문, 11개 정책과제를 마련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통신사업자와 IT서비스 기업의 SW 경쟁력 제고 노력도 두드러졌다. 시장 구도가 SW 생태계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하드파워에서 소프트파워로 급속한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SW 역량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SW 경쟁력이 곧 미래 성장 동력”이라며 독려했다.

 KT는 SW산업 활성화를 위해 △SW 가치판단 혁신 △SW 개발여건 지원 △SW 시장진출 지원을 골자로 하는 3행(行) 전략방안을 발표했다.

 통신장비를 제공해온 다산네트웍스는 그룹웨어 및 업무프로세스관리(BPM) 전문업체 핸디소프트를 인수, SW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모바일·클라우드 열풍 지속=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 모바일기기 보급 확대로 모바일 SW 수요가 급증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관심도 꾸준했다.

 당장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며 모바일 오피스 등 스마트워크 수요가 급증했다. SW 기업은 그룹웨어를 포함해 전사자원관리(ERP),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등 다양한 기업용 모바일 SW를 앞 다퉈 내놓았다.

 비용 절감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에 관심도 높았다. 올해 많은 기업이 시범 프로젝트에 착수했고 행정안전부 정부통합전산센터도 본격적인 클라우드 인프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SW 기업의 글로벌 행보도 분주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멘스와 클라우드 오피스 솔루션(씽크프리 서버 인테그레이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컴 ‘씽크프리 오피스 모바일’은 북미와 남미, 유럽, 일본, 중국 그리고 동남아 국가의 주요 통신사업자가 출시한 갤럭시S 파생 모델 및 갤럭시탭 모델에 모두 탑재됐다.

 티맥스소프트는 미국 GE캐피탈이 추진한 메인프레임 리호스팅 프로젝트에 성공, 3분기 17억원을 포함해 10월까지 모두 84억원의 글로벌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파트너와 공조해 메인프레임 리호스팅솔루션(오픈프레임) 사업이 활기를 띄고 있는 만큼 SW 업계 최초로 글로벌 매출 100억원 돌파가 가시화되고 있다.

 알티베이스는 일본 신규 증권사 고객 6곳, 중국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주요 통신 3사를 신규고객으로 확보하며 수출 실적을 높였다. 미국 법인에 오라클 부사장 출신을 현지 법인 대표로 선임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공격적이다.

 SW에 대한 인식 전환과 관심, 모바일 시장 확산 등 호재가 이어졌지만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악재도 있었다.

 대기업 SW 전문인력 확대가 중소기업 인재 유출을 초래, 극단적인 양극화의 단면을 드러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소 SW 기업 원더풀소프트는 연봉 40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 나서 화제가 됐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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