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가 지능형 백색가전으로 승부를 건다. 말을 알아듣는 에어컨에 채소와 육류를 구분하는 냉장고, 세탁물 종류를 파악하는 세탁기까지 나왔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센서 기술력이 만들어낸 성과다.
닛케이산업신문은 일본의 지능형 백색가전 신제품 현황을 17일 보도했다. 지능형 백색가전은 한 마디로 상황 변화를 스스로 파악해 동작하는 제품이다. 각종 센서를 활용해 사용자에게 편리함을 준다.
도시바는 사람 목소리를 인식해 온도를 조절하는 에어컨을 개발했다. 리모컨에 부착된 음성인식 센서가 26가지 말을 알아듣는다. ‘춥다’나 ‘덥다’라고 말하면 설정 온도가 변한다. ‘운전’이나 ‘정지’ 등으로 에어컨을 켜고 끌 수도 있다. 몸이 불편하거나 리모컨 조작이 낯선 사용자에게 안성맞춤이다.
히타치는 공조시스템에 들어가는 이산화탄소 센서를 신선 보관실에 적용한 냉장고를 만들었다. 이산화탄소가 나오는 채소와 그렇지 않은 육류를 구분한다. 채소는 영상 1도, 육류는 영하 1도 등 재료에 따라 신선함을 가장 잘 유지하는 온도를 찾는다.
파나소닉은 ‘에코 내비’라는 센서 기술을 에어컨과 세탁기, 냉장고, 청소기 등 백색 가전에 사용한다. 드럼 세탁기 신제품은 세탁을 시작할 때와 탈수 과정에서 세탁물 무게를 파악해 최종 탈수 시간을 알아서 결정한다. 적절한 탈수를 하면서 옷감 손상을 줄이려는 아이디어다.
일본 지능형 백색가전의 핵심은 센서다. 도시바의 로봇 청소기 ‘스마보’에는 무려 38개의 센서가 들어 있다. 이동 속도와 주행 거리, 장애물 감지 등을 알아서 처리한다. 평당 청소 시간은 2분에 불과하다.
일본은 앞선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술을 바탕으로 옴론, 아사히카세이, 파나소닉 등이 다양한 센서를 만든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함께 일본 업체가 세계 센서 시장을 양분한다. 각종 가전이 네트워크로 묶이는 스마트하우스 시장이 열리면 지능형 백색가전 시장은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가전용 센서 종류와 기능
자료:닛케이산업신문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