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에 쓰이던 인텔 x86 중앙처리장치(CPU) 및 아키텍처가 스토리지, 통신·네트워크 업계 전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재 유통되는 CPU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가진 데다 보안 강화에도 효과적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미 수년 전부터 x86 CPU를 채택한 EMC 외에도 최근 들어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 HP, 넷앱 등 대부분 스토리지업체가 x86 CPU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반면에 스토리지 시장에서 큰 몫을 차지하던 자체 제작 CPU나 주문형반도체(ASIC) 방식의 전용 CPU 사용은 상대적으로 입지가 축소됐다. 이 같은 현상은 통신·네트워크 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발빠른 행보를 보인 곳은 EMC로 6년 전부터 IBM 제공 칩을 x86 CPU로 대체해왔다. x86 CPU가 엔터프라이즈급 고성능 스토리지에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x86 CPU의 가격 경쟁력, 인텔의 신제품 업그레이드 속도도 주요 이유다. 현재 모든 스토리지에 x86 CPU가 사용되고 있다.
허주 한국EMC 마케팅부 이사는 “MIPS 칩 계열과 전용칩을 만드는 곳이 상당히 많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컨슈머나 모바일 제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인텔 x86 CPU가 기업용 스토리지 환경에 가장 적합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IBM을 제외한 대부분 스토리지업체가 이 칩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EMC 라이벌인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도 x86 CPU를 도입했다. 대표 스토리지인 버츄얼 스토리지 플랫폼(VSP)에 적용했다. 이후 다른 스토리지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기존엔 리스크(RISC) 방식 MIPS 칩을 사용했다.
후지쯔는 스토리지사업 시작 초기부터 인텔 x86 CPU를 우선적으로 채택했다. HP는 비용 절감을 위해 자체 제작 CPU를 x86 CPU로 전환하고 있다. 넷앱은 지난해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기존 AMD CPU에서 인텔 x86 CPU로 전환했다. 현재 전 제품 라인업에 x86 CPU가 적용된 상태다.
통신·네트워크 분야도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랜과 기가비트 이더넷 장비를 중심으로 x86 CPU 도입에 적극적이다. 인텔코리아는 최근 10년 간 랜장비에만 5억개 이상 x86 CPU가 적용된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에서는 KT가 클라우드커뮤니케이션센터(CCC) 기반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를 인텔과 손잡고 개발 중이다.
테렌스 추 라너일렉트로닉 네트워크장비부문 부사장은 “인텔 CPU는 전력 소모는 줄이고 주파수를 확장해 제품 성능을 증대할 수 있는 터보부스트와 파워셰어링 등의 기술을 제공한다”고 채택 이유를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토리지와 네트워크에 대한 인텔 x86 CPU 적용이 점차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성능과 보안성뿐만 아니라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도 x86 CPU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