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충들도 서식 환경이 나빠지면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기 위해 신경계가 특이한 행동을 지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이준호 교수팀이 생존에 부적합한 환경에서 선충이 보이는 ‘닉테이션(nictation)’ 행동원리와 이유를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벌레는 평소 몸을 바닥에 붙이고 기어다니지만, 서식 환경이 나빠지면 꼬리만 붙인 채 몸 전체를 들어 올려 흔드는 동작을 한다. 이것이 ‘닉테이션’이다.
연구진은 ‘IL2’라는 종류(302개 중 6개)의 뉴런이 닉테이션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닉테이션의 목적도 밝혀냈다. 닉테이션이 가능한 선충과 그렇지 않은 선충의 이동경로를 확인한 결과 닉테이션 행동을 보인 선충들만 먹이가 있는 새로운 서식지로 옮겨갔다. 몸을 들어 쉽게 초파리 등에 붙어 이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준호 교수는 “선충의 특정 행동을 세포 수준에서 규명, 신경네트워크가 어떻게 행동을 조절하고, 개별 신경세포 사이에 어떻게 정보 전달이 이뤄지는지에 대한 단초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신경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14일자에 실렸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