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국산 장비 업계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업체가 출현할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매출 1조는 글로벌 장비업계 10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로, 품목 및 시장 다변화를 기반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국산 장비 업체에게는 꿈같은 목표인 ‘1조 클럽’에 에스에프에이와 세메스가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배효점 에스에프에이 사장은 최근 “내년 장비 수주 1조원 돌파를 위해 품목 및 시장 다변화와 포트폴리오 일류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물류, 전용 및 전공정 장비 등 모든 품목을 일류화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해 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에프에이는 올해 7500억원 수준의 신규 장비 수주가 기대된다. 1조원 달성을 위해서는 내년에 30% 이상 성장해야 하는 셈이다. 에스에프에이는 고객사 투자에 따라 진폭이 큰 수주 산업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1조원 달성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투자 여력을 포함한 재무역량과 국내 최고 수준의 개발 인프라를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LCD에 이어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으로 전공정 장비 품목을 넓혀 나가고 있는 것도 청신호다.
배 사장은 “향후 국내외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장비 발주는 턴키 방식으로 많이 이뤄질 것”이라며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춘 업체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에스에프에이와 비슷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세메스도 연매출 1조원 달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계열사인 세메스는 반도체 장비를 중심으로 올 상반기 370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에스에프에이는 3432억원을 기록했다. 에스에프에이가 올 3분기 누적으로 4953억원을 기록했지만, 세메스는 이보다는 더 많은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 1조원 클럽을 놓고 세메스와 에스에프에이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