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현재 표준작업 중인 한국형 지상파 3D 방송규격에 맞는 3DTV를 내년 초 출시한다. 표준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제품개발에 착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시장 선점효과가 기대된다.
9일 LG전자는 한국형 지상파 3D 방송을 지원하는 3DTV로 세계 표준 제정 지원사격에 나선다. LG전자는 내년 시작될 지상파 3D 시험방송에 맞춰 3DTV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 3DTV에 별도 튜너를 장착한 제품을 선보이고 셋톱박스 형태의 컨버터를 별도 공급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위성방송, 지상파 방송 4사, 케이블 방송사를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고화질(HD) 3D 실험방송을 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올 연말 실험방송이 끝나면 내년부터 기존 채널에서 3D 시험방송을 개시한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기존 채널에서 3D 시험방송을 실시하면 시청자는 2D와 3D 방송 중 선택해 시청할 수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지상파 3D 방송 기술표준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는 실시간 HD급 3D 방송 기술을 미국 디지털방송표준위원회(ATSC)에 제안했으며 실시간 3D 방송기술을 제안한 미국 돌비와 경쟁하고 있다.
기존 출시된 3DTV는 지상파 3D 방송과 영상압축 방식이 달라 별도 컨버터나 튜너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때문에 LG전자는 지상파 방송사 3D 시험방송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적극적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새로 출시할 3DTV에 한국형 지상파 3D 방송용 튜너를 내장하고 기존 3DTV 구매자를 위한 별도 컨버터 제공도 고려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한국형 지상파 3D 기술이 세계 표준으로 채택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시장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자사 FPR 3D 기술과 제품 인지도를 높이고 판매를 확대하는 데 지상파 3D 시험방송이 강력한 촉매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글로벌 선두 TV 제조사인 LG전자, 삼성전자가 한국형 지상파 3D 기술 채택 제품을 선보이면 표준 경쟁에서 유리한 기류 형성에 도움이 된다”며 “그러나 컨버터 보급 정책은 아직 구체화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한국형 지상파 3D 방송 지원 제품 출시 여부에 대해 “정부 정책에 따라 제품을 준비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삼성전자는 “지상파 3D 세계 표준이 제정된 후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표. 3DTV 실험방송 개요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