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아이폰3GS를 구입해 1년 7개월째 사용하고 있는 정모씨(25)는 외부에선 아예 와이파이 기능을 꺼놓고 다닌다. 망은 잡으면서 작동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 씨는 “3G가 와이파이보다 느리긴 하지만 워낙 안 되는 곳이 많아 어쩔 수 없다”며 “LTE는 3G와 달리 무제한 요금제가 없으니 선뜻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사업자도 고민이다. 잇따라 와이파이 존을 구축하면서 통신망 트래픽 줄이기에 절치부심이만 사용자들이 중첩 지역·보안 문제로 기피하면서 3G로 트래픽이 몰리기 때문이다. LTE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없어 가입자 유치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스마트 네트워크 기술’이 이러한 고민에 대한 해결사로 떠오른다. 본격적인 LTE 시대 시작과 함께 사용자 편의와 네트워크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스마트 네트워크 경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가입자망 선택제어(ANDSF:Access Network Discovery & Selection Function)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사용자 사전 동의를 거쳐 다양한 무선통신망 중 해당 위치에서 가장 신호가 강한 망을 자동으로 연결한다. 따라서 스마트폰으로 LTE 서비스를 사용하다가 와이파이를 이용하려고 할 때 직접 주변 AP를 확인해 접속해야 하는 기존의 불편함을 없어진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각각 텔코웨어·이루온·인스프리트와 손잡고 내년 초 나란히 상용화를 시작할 예정이다.
SK텔레콤과 KT는 3G·LTE·와이파이 모두 연동하는 ANDSF 기술 상용화를 앞두고 막바지 테스트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우선 LTE와 와이파이망 사이에 적용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일단 LTE망 사용자의 편의를 대폭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망 트래픽 과부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3G 망과의 연동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와이파이망 보안성과 사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도 강화한다. LG유플러스는 인스프리트의 ePDG(enhanced Packet Data Gateway) 솔루션을 지난 9월 공급받고 이달 중 상용화한다. ePDG 솔루션은 데이터 패킷 분석을 통해 유해 데이터를 차단하고 와이파이망에 대해 보안·인증 기능을 제공한다. LTE망에서 이뤄지는 각종 서비스가 와이파이를 통해서도 가능해 통신비·트래픽을 줄일 수 있다.
3G에 적용했던 기존 PDG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거나 펨토 기술을 LTE에 적용하기 위한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KT는 사설 와이파이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 단말 자체에 가상망(VPN) 클라이언트를 탑재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LTE 산업이 충분히 성장하고 각종 신 서비스가 개발되려면 와이파이나 펨토와 같은 다른 망들이 전체 트래픽의 절반 정도는 부담해줘야 한다”며 “스마트 네트워크 솔루션 활성화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