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국가간 경쟁은 도시를 둘러싼 인프라 경쟁 양상으로 달라질 겁니다. 삶의 질이 높아지며 공공과 비즈니스 부문 등 모든 영역에서 네트워크를 기반한 서비스가 중요해지기 때문입니다.”
로버트 로이드 시스코 부회장은 현재 아시아·동유럽·중동 등 여러 지역의 많은 도시가 효율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 발전을 위한 엔진 차원에서 도시 경쟁력이 중요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시스코는 최근 KT와 ‘스마트 스페이스’ 사업을 전담하는 전문회사 ‘kcss’를 설립했다. 두 회사는 각각 통신과 네트워크 자산을 활용해 스마트 시티를 꾸리는 사업에 적극 뛰어든다. 로이드 부회장은 “도시 전체 인프라에 투자하는 비용이 최근에는 1.8% 까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 과거와 달리 최근 적용되는 네트워크 기술이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 통합 등을 가능하게 하는 등 더욱 똑똑해지고 있고 진단했다.
시스코는 현재 부산· 인천 등 국내 여러 도시와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로이드 부회장은 “한국이 스마트 시티의 글로벌 쇼케이스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ICT를 받아들이는 유연성, 기반 인프라 등이 다른 나라와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하기 때문이다.
“한국서 진행되는 사업은 특히 남미·아프리카·아시아 등 아직 도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는 국가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 스마트 시티 사업을 통해) 무언가 색다른 것을 보여 준다면 변화를 필요로 하는 도시에게 좋은 사례로 남을 겁니다.”
도시 가치를 높이는 스마트 시티 사업은 특히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는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로버트 부회장은 송영길 인천 시장과 인연을 소개하며 이 의미를 짚었다. “송 시장이 ‘나는 인천시의 시장이다. 중산층 또는 부유층만의 시장이 아니라 인천의 작은 섬 등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삶을 사는 시민들의 시장이기도 하다’라며 서해 낙도 등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로버트 부회장은 인프라가 낙후된 지역이 스마트 시티 사업으로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 도시에 정부 차원의 교육·의료·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네트워크 기술의 힘을 빌려야 하는데 이를 지원하는 것이 결국 스마트 시티 사업이란 이야기다.
과거에는 도심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교육 또는 의료 서비스를 외딴 지역에서도 제공하는 것이 어려웠으나 IT·네트워크 기술의 도움으로 모든 사람이 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란 예측도 내놨다. 로버트 부회장은 “앞으로 네트워크에는 실생활에 중요한 애플리케이션이 탑재될 것”이라며 “가치가 떨어졌던 지방 도시도 똑똑하고 연결된 (Smart & connected) 삶을 누릴 수 있다”며 지역 격차가 존재하는 한국에서 비즈니스 기회가 여전히 풍부하다고 밝혔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