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신생 개발사 첫 타이틀이 게임대상을 받았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9일 ‘테라’로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강석 블루홀스튜디오 대표는 지난 5년여의 시간을 떠올리며 벅찬 감회에 잠겼다. 대형 MMORPG 개발은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흥행 여부를 떠나 기획, 프로그래밍, 그래픽, 웹,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모여 단 하나의 온라인 게임을 완성시키는 작업은 상상 이상으로 고된 작업이다.
“이 상은 오랫동안 개발해 온 멤버들이 만들었고, 그들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끼리 저녁을 먹을 때도 대상을 받는다면 어떨까라고 가끔 이야기했지만, 실제로 받게 되다니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쁩니다.”
김 대표는 2007년 3월 프로젝트 본격적 시작과 함께 ‘테라’라는 거함 선장을 맡았다. 게임 개발 초기부터 게임업계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만큼 5년 동안 제대로 쉴 수조차 없었다. 공개서비스 이후에도 일본 서비스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글로벌 서비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개발비 400억, 연인원 200여명 이상이 매달린 게임 프로젝트를 총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모든 영광은 가족과 같은 동료들에게 돌렸다.
김 대표는 누구보다 게임 개발자 열정과 자부심을 이해하는 경영인이다. 그는 오랫동안 ‘테라’ 개발에만 몰두해 온 개발자의 자부심에 여러 번 감탄했다고 전했다. 자신이 맡은 분야 하나하나에 열정과 정성을 다 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높은 완성도의 게임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제가 헤드폰을 끼지 않고 화면만 보고 게임을 즐긴다고 개발자가 혼을 내더군요. ‘내가 얼마나 이 사운드에 심혈을 기울였는지 아느냐’고. 개발자들이 가진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을 다시금 느꼈던 순간입니다.”
김 대표는 “지금도 개발팀은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동료의 노고를 염려했다. 블루홀스튜디오는 창업 당시처럼 ‘동서양에서 모두 성공한 MMORPG’라는 원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글로벌 서비스 준비에 여념이 없다. 바다는 끝이 없고, 이 배의 ‘위대한 항해’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