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역대 처음으로 세계 최대 인쇄회로기판(PCB) 학술대회인 ‘전자회로세계컨벤션(ECWC)’ 행사 유치를 사실상 확정했다.
3년마다 개최되는 ECWC는 세계PCB협회(WECC)가 주관하는 행사로, 최근 세계 PCB시장에서 한국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9일부터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제12회 ECWC 기간 중 WECC는 회의를 열어 오는 2017년 제14회 행사 개최국을 확정할 계획이다.
WECC는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KPCA)를 주관 기관으로 한국을 추천했으며, 이번 회의에서 회원국이 동의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사상 최초로 ECWC 대회를 유치한다. WECC가 추천한 기관이 속한 국가가 그동안 사실상 행사를 유치해온 관례를 비춰볼 때 유치가 확정된 셈이다.
올해로 34년째를 맞는 ECWC는 세계 PCB시장 기술 개발 로드맵을 제시해 온 최고 권위의 학술대회다. 지금까지 기술개발을 주도해왔던 유럽·미국·일본 등을 중심으로 ECWC 행사가 개최됐다. 대회 유치에 성공하면 국내 PCB 업계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9일부터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하는 제12회 ECWC 행사에서도 최근 우리나라 PCB 업계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친환경·소형화 등 최근 PCB 산업 기술 동향을 집중 조명하는 이 대회에 우리나라는 역대 가장 많은 7편의 논문을 출품했다.
윤상권 대덕전자 차장은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한다. 각 세션에도 역시 가장 많은 규모 국내 전문가가 주도적으로 참가한다. LG이노텍·두산전자·한국산업기술대 등에서 8명이 구두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고, 두산전자의 이민수 박사와 KPCA는 각각 세션 좌장을 맡을 예정이다.
임병남 KPCA 사무국장은 “PCB 시장에서 유럽·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이 기술을 선도해왔다면 최근에는 우리나라가 한층 높아진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면서 “특히 국제 표준화 작업에 한국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ECWC 대회 유치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