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믿어도 될까 생활 속 방사능 우려

이달 1일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한 아파트 인근 이면도로에서 방사선량 이상 수치를 측정해 소방당국에 신고한 것은 다름아닌 인근 주민 백모(42)씨였다.

`방사능으로부터 아이를 지키는 모임`(차일드세이브) 회원이었던 신고자는 평소 휴대용 계측기를 가지고 다니다 우연히 이같은 수치를 발견했다.

당국이 아닌 일반 시민들이 먼저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은 최근 들어 생활 속 방사능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3일 오전 해당 모임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는 서울 대기의 평균 수치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 이곳의 방사선량에 대해 회원들의 우려가 쏟아졌다.

특히 전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현장 조사를 실시한 뒤 해당 지역의 방사선량이 시간당 최고 1.4μ㏜(마이크로시버트)로 인체에 별다른 위해가 없는 수준이라는 발표를 하면서 반발이 고조됐다.

회원들은 자체 계측치가 시간당 최대 2.9μ㏜에 달한다며 "너무 차이가 나는 것 아니냐",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인공 방사능 물질인 세슘 137이 왜 아스팔트에 섞여 있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월 경주시 감포읍과 포항시 남구의 일부 도로 아스팔트에서도 민간환경감시기구가 미량의 세슘 137을 검출, 당국에 원인 규명을 요청해 교육과학기술부와 KINS 등이 공동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교과부는 당시 "도로포장 시공업체와 골재 공급업체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도로 포장시 재활용된 폐아스콘 일부 성분이 원인으로 추정된다"면서도 "시공업체가 아스콘 제조과정 등에 대한 기록을 관리하고 있지 않아 더 이상의 원인 추적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흐름을 타고 생활 속에서 방사선량과 위험도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안드로이드 마켓에는 국가환경방사선자동감시망을 이용해 전국 70여개 지역의 실시간 방사선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등 관련 어플 10여개가 이미 등록돼 있다.

시민들의 관심이 이처럼 높아지고 있는 것은 결국 정부가 방사능 안전에 대해 안심할 만한 대책이나 설명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방사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져 실제로 계측기를 갖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며 "정부가 방사능 안전에 무책임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 근본 문제"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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