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융합, 블루오션을 찾아라]<3부>방송산업 4C를 일으키자 ①광고가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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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3일 글로벌 모바일 광고업체 ‘인모비’는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미 구글은 애드몹을 인수해 모바일 광고 플랫폼을 국내에도 제공하고 있다. 방송이 인터넷, 모바일로 퍼져 나가면서 광고 시장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대형 광고주-광고대행사-방송사업자로 이어지던 광고 생태계에 ‘모바일’과 ‘스마트’라는 새로운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15년까지 세계 모바일 광고 시장이 2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방송 광고 시장의 상황은 이 같은 추세에서 약간 벗어난 논의로 시끄러웠다.

 올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를 달군 가장 큰 이슈는 방송광고대행사(미디어렙) 설립에 관한 법이다. 지난 2008년 헌법재판소에서 지금 같은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 독점 체제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낸 뒤 지금껏 문제를 끌어 왔다. MBC가 공영인지 민영인지를 놓고 갑론을박하던 국회는 지난해를 넘기면서 종합편성채널(종편)이라는 새로운 체제를 맞아들이게 된다. 미디어렙법 논의는 이제 종편도 미디어렙에서 대행할지 직접 영업할지로 번져 더욱 복잡하게 꼬이게 됐다.

 새로운 방송광고 체제에 대해서 국회가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방송사업자의 매출액 비중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사와 채널사용사업자(PP)는 대부분 광고에 의존해 수익을 얻는다. 12월 1일 개국을 선언한 종편도 주 수입원은 광고다. 하지만 8조원 안팎 되는 작은 국내 방송 광고 시장 규모가 발목을 잡는다. 광고 시장을 키우는 방법은 두 가지다. 규제를 풀어서 광고주를 늘려주는 게 첫 번째다. 두 번째는 광고에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지금 한국의 방송 산업은 스마트 기기가 보급되고 디지털TV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 변화의 시기에는 신개념 광고가 출현하기도 쉽다. 단순히 시청률과 연동해서 광고를 배정 받는 시대에서 적극적으로 광고를 발굴하는 시대가 됐다.

 ◇매체가 변하면 광고도 변한다=지난해 인터넷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로 동영상을 시청한 사람은 월 평균 1억5000만명이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미국인 시청자 중 48%가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앞으로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광고 생태계에는 대형광고주, 광고대행사, (지상파의 경우 코바코), 방송사로 이뤄졌다. 앞으로는 대형광고주 외에 소형광고주가 생겨난다. 개인형 광고가 가능한 시점이 됐기 때문이다. 앱스토어나 SNS 기반의 스마트 광고 플랫폼을 제공하는 구글·애플·페이스북 같은 사업자가 추가되고, 앱 개발자와 콘텐츠 제공자가 또 끼어든다. 생태계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광고 시장도 확대된다.

  ◇신개념 광고 등장=유창조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모바일 기기와 스마트기기가 등장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광고가 실감형 노출광고, 지역 기반 타깃광고, 가상체고대행사, 체험 쇼핑, 영상 검색 광고, 스마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광고, 앱광고, N스크린 광고 등으로 분화된다”고 설명한다. 스마트 기기가 보급될수록 개인화한 광고도 나타나게 된다.

 IPTV에서는 이미 양방향(Interactive) 광고가 등장했다. 다트미디어가 개발한 솔루션은 타기팅 광고, 양방향 광고가 가능하다. 시청자 수요조사, 쿠폰발행, T-브로슈어, 이벤트 등을 진행할 수 있다.

 N스크린 서비스에서는 예고편, 다시보기, 배너 광고 이외에 방송 링크를 하면서 광고까지 딸려 보내는 링크형 광고도 할 수 있다.

 개인화된 맞춤형 광고는 위치기반 광고가 대표적이다. 방송에서 나오는 음식을 잘 만드는 주변 맛집을 찾아서 지도와 함께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3차원(D) 입체 방송을 이용하면 시청자가 고른 옷을 360도 각도로 보여주는 것도 가능하다.

 양방향서비스가 가능해지면 시청자가 구매 가격을 결정하는 역경매 방식이 등장할 수도 있다. 소비자의 피드백을 받아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조해서 재판매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경쟁에서 협력으로=광고 생태계의 변화는 광고 시장의 각각 주체에게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방향 간접광고(PPL) 예를 들어 보면 드라마를 보던 시청자가 배우가 걸고 나온 목걸이가 마음에 들면 바로 리모컨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상세 검색을 한다. 화면에 설명과 함께 가격이 표시되고 구매 버튼도 함께 뜬다. 버튼을 클릭하면 바로 배송이 시작되는 방식이다. 방송을 제작하는 방송사와 제작사, 협찬 물품을 제공하는 제조사, 양방향 광고 서비스 플랫폼을 가진 유료방송 사업자 모두 PPL 광고 수익에 기여를 했다. 세 회사가 수익을 일정하게 나눠 가져야 한다.

 최두환 KT 종합기술원 사장은 이런 방식의 광고가 아직까지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광고비 배분을 놓고 사업자 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사업화가 어렵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미 양방향 광고 솔루션과 관련한 기술 개발은 끝났고 바로 상용화 할 수 있는 단계”라며 “각 주체 간 의견이 모이면 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플랫폼과 콘텐츠, 기술 기업이 협력해서 광고 수익을 나누는 사례는 MBC와 구글의 예에서 찾아볼 수 있다. MBC는 구글에 판권료를 별도로 받지 않고 콘텐츠를 제공하고, 구글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방송클립을 제공하면서 광고를 붙인다. 광고로 번 수익은 두 회사가 나눠 갖는다. 양쪽 다 이미 있는 콘텐츠와 플랫폼을 이용해서 별도로 투자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수익이 느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현대HCN과 판도라TV가 공동으로 만든 N스크린서비스 ‘에브리온TV` 역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플랫폼 제공자인 현대HCN, 판도라TV가 광고 수익을 공유하는 형태다.

 KT 역시 온라인 방송 플랫폼 회사 유스트림과 합작사 유스트림코리아를 설립하고 소셜네트워크와 결합한 인터넷 생방송을 내보내기로 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