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기업내 한국인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나로그디바이스·퀄컴·맥심 등에서 한국인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에서 한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한국 시장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한국인이 요직에 있으면, 보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어 국내 고객과 더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은 한국에 R&D센터를 설립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한국인을 영입하거나 승진시켰다.
아나로그디바이스는 지난 상반기에 컨슈머사업부를 총괄하는 부사장으로 이동훈 부사장을 영입했다. 한국인이 이 회사 본사 임원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동훈 부사장은 삼성전자 출신으로, 디지털TV용 시스템반도체 개발을 비롯한 여러 사업을 총괄했다. 자체 기술 개발과 외부업체와의 협력은 물론이고 대외 사업 관리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아나로그디바이스는 애플리케이션별 사업부를 만들면서, 컨슈머사업부 총괄로 이 부사장을 영입했다. 컨슈머사업부 고객 중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한국 기업 비중이 커진 것을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맥심에서도 한국인의 승진이 연이어 이루어지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총괄 역할을 한국에서 맡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인의 요직 채용도 잇따랐다. 한국에서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덕이다. 한국지사를 총괄했던 김현식 전 지사장은 아태 시장을 총괄하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아태지역 영업을 맡은 한유아 이사도 한국인이다.
퀄컴코리아 도진명 사장의 공식 직함은 퀄컴CDMA테크놀로지(QCT) 전 세계 세일즈 총괄대표 및 아시아 사장이다. 도 사장은 QCT코리아 사장을 맡아왔으며, 올해 들어 전 세계 세일즈 총괄대표와 아시아 사장까지 맡게 됐다. 한국에서는 퀄컴코리아와 QCT코리아 사장을 겸하고 있다.
아나로그디바이스코리아 관계자는 “컨슈머를 총괄하는 부사장이 한국인이 되면서 한국 비즈니스에도 실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반도체 업계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반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