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직군 "코딩은 기본만…중요한 건 상상력과 기획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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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S직군’ 신입사원 공채 3차시험인 기술면접이 진행됐다. 세트부문 소프트웨어직(S직군) 지원자 A씨는 “난이도는 쉬웠지만 시간이 부족해 코딩 세 문제 중 하나 밖에 풀지 못했다”며 투덜댔다.

 하지만 일주일 뒤 그는 당당하게 합격했다. A씨는 “코딩보다 더 공을 들였던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발표를 잘 봐준 것 같다”며 기뻐했다.

 부품부문 S직군 지원자 B씨. 그는 3개를 제출하도록 돼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기획안에 무엇을 넣을 지 고민하다 결국 컴퓨터공학과를 다니며 조별 과제로 진행했던 내용으로만 채워넣었다. 인턴이나 공모전 같은 ‘스펙’이 없었기 때문이다.

 수준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대학 과제에 대해 발표하며 B씨는 결과물의 완성도보다 진행 과정을 이야기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간 이야기에 집중했다. B씨도 합격 통보를 받았다.

 삼성전자 올 하반기 신입공채 S직군 3차면접이 이달 중순 끝났다. 삼성전자와 지원자들에 따르면 올해 신설된 S직군 채용 과정의 기조는 단순 전산작업 능력은 기본기만 보고, ‘상상력’과 ‘기획 능력’에 포커스를 맞췄다.

 한 지원자는 “코딩은 관련 학과 1~2학년 과정만 수료하면 풀 수 있는 수준이었다”며 “프로젝트 발표가 중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학교나 학점·어학·자격증 등 기본적인 ‘취업 스펙’은 합격 여부를 판가름하는 데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

 S직군은 필기시험 후 토론·발표면접으로 이뤄지던 다른 직군 채용과정과는 달리 집중 기술면접이 중점이 됐다. 지원자들은 주어진 3개의 코딩 문제를 풀고 자신이 문제 푼 방식에 대해 발표했다. ‘왜 C언어로 이 문제를 풀었나’ ‘다른 방법을 떠올릴 수 있나’ 등의 질문이 주로 나왔다. 서류 지원 시 어학 자격 기준은 다른 직군에 비해 한 단계 낮게 책정됐다.

 코딩 면접 후에는 지원자가 지금까지 진행해왔던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발표하는 시험이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력의 우수함보다 기획 동기와 진행 과정 속에서 발휘한 창의력과 기획력을 주요 평가 잣대로 뽑았다”며 “새로 만든 S직군의 인재상을 담은 면접 과정”이라고 말했다. 기술면접에 합격한 S직군 지원자들은 내달 첫 주 진행되는 신체검사만 통과하면 최종 합격하게 된다.

 이달 삼성전자 기존 임직원의 S직군 전환 작업도 마무리됐다. 연구개발직(E직군)에서 수행해왔던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담하게 되는 등 ‘S직군 체제’가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내부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전체 S직군 중 모바일 소프트웨어와 스마트TV 콘텐츠 등 세트부문 비중이 다소 높다”며 “S직군 체제를 통해 스마트기기 통합 소프트웨어 개발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용> 삼성전자 ‘S직군’ 스펙은?

 =서류전형

 =필기 :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집중 기술면접

 -코딩 : 대학교 전산학과(컴퓨터공학과) 1~2학년 수준 3문제

 -코딩 PT : 작성한 코딩 답안 발표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PT : 지금까지 수행한 프로젝트에 대한 발표

 =신체검사 및 최종합격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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