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의 ‘블리즈컨2011’ 행사가 열린 지난 22일 오전 9시20분(현지시각). 미국 애너하임컨벤션센터로 향하는 거대한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서울 코엑스 태평양관 3개를 합친 규모의 센터에는 세계에서 온 2만6000명의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워크래프트3, 디아블로3, 스타크래프트2 등 주요 게임의 체험장은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조명을 어둡게 밝힌 행사장 내부는 게임 캐릭터 분장을 한 이들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최고경영자(CEO)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창립 초창기와 비교하면 많은 것이 변했지만, 최고의 게임을 만들겠다는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고 힘줘 말했다. 찬사와 박수가 쏟아졌다.
◇한국 기업은 동반자=올해 행사에는 윤송이 엔씨소프트 부사장(최고전략책임자)이 참석했다. 윤 부사장은 개막 당일 마이크 모하임 CEO 기조연설을 들은 후 블리자드 최고경영진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양사의 이날 만남은 백영재 블리자드코리아 대표가 과거 윤송이 부사장과 컨설팅 회사에서 같이 근무한 경험이 있는 데다 양사 모두 협력관계 구축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 샘즈 블리자드 COO는 “(엔씨소프트는)경쟁사이자만 동반자 또는 협력사”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직면할 수 있는 어려움을 공동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3D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블리즈컨2011 행사장 한켠에 3D게임 체험장을 마련, ‘3D 게임=LG’라는 인상을 심었다.
◇아시아는 차세대 전략시장=블리자드는 이번 행사에서 ‘디아블로3’ ‘월크래프트(WoW):판다리아’ ‘스타크래프트2:군단의 심장’의 확장팩과 ‘블리자드 도타’ 게임을 새롭게 선보였다.
특히 중국의 상징인 팬더곰과 쿵푸팬더를 연상시키는 ‘와우(WoW):판다리아’ 게임 버전을 내놓으면서 아시아 최대 시장이장인 중국에 대한 블리자드의 애정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아시아 시장을 적극 보듬어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날 행사는 130개국 6만명 이상이 디렉TV(DirectTV)를 통해 시청했으며, 특히 블리자드는 한국어와 중국어로 행사를 생중계했다.
◇스타크래프트, 야간통행 금지될 듯=블리자드는 오는 11월 20일 셧다운제가 시행되면, 한국법을 철저히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랍 브라이덴베커 부사장은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는 전체 시스템을 끌 수밖에 없다. 접속자체가 차단될 것”이라며 “성인은 물론 프로게이머들 역시 게임 접속이 차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 배틀넷은 개인지역정보와 연령정보 구분이 가능하지만, 구세대 배틀넷은 이 같은 구분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블리자드 측은 “블리자드는 현재 2개의 배틀넷을 운영하고 있으며, 스타크래프트는 10년 전 구세대 베틀넷을 기반으로 서비스 중”이라면서 “한국만을 위해 개발팀을 투입할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애너하임(미국)=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