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홍수 사태로 일본 전자부품 업계 타격, 한국 부품업계로 주문 늘 듯

한국 부품업계 주문 늘듯

 태국 홍수 사태로 현지 일본 부품·소재 업체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지 일본기업에서 부품·소재를 공급받던 세트 업체들은 공급 차질이 예상되자 국내 기업으로 구매처를 돌리거나 공급받는 물량을 더 늘릴 수 있는지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태국 중북부 지역의 대규모 홍수로 일본 부품·소재 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자 수급난을 우려한 주요 세트 업체들이 한국 협력사로 구매처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침수된 일본 업체들의 태국 공장은 배수에만 한 달 이상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지 일본 업체들이 생산 물량을 타 지역으로 전환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부품·소재 업체들은 지정학적 위험을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태국에 많은 투자를 진행해 왔다.

 글로벌 연성회로기판(FPCB) 1위 업체인 니폰맥트론은 오는 23일까지 태국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고, 2위 업체인 후지쿠라는 일부 라인만 가동키로 했다.

 김운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로 접어 들수록 인터플렉스의 애플 매출 비중은 점차 상승하는 추세”라면서 “아이폰4S에 FPCB를 공급하는 니폰맥트론·후지쿠라 등이 생산 계획을 맞추지 못하면서, 국내 협력사인 인터플렉스가 상당 물량을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플렉스에 연성동박적층판(FCCL)을 공급하는 이녹스 등도 수혜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양면 FPCB용 FCCL은 태국 홍수 이전부터 공급량이 달리는 편이어서 판가 상승의 기대감도 커진다. 하드디스크(HDD)용 스핀들 모터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니덱도 침수 피해로 일부 라인을 멈췄다. 스핀들 모터를 생산하는 삼성전기가 니덱의 공백을 상당 부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스핀들 모터 수주량이 얼마나 늘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없다”면서도 “니덱이 세계 시장 70%를 점유하는 만큼 우리에게 일부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 않겠는가”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방콕 북부 70~80km 지점 아유타야주 내에 있는 공단 6개가 침수돼 약 700여개 기업이 큰 피해를 입었다. 피해 기업 중 일본 업체가 무려 420여개에 달해 절반을 훨씬 넘는다. 반면에 국내 업체들은 방콕 동쪽 지역에 몰려 있는데, 강우량도 적고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피해 규모가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

 태국에 진출한 국내 업체 한 사장은 “일본 업체들이 많은 피해를 당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에게는 분명 기회가 될 것”이라며 “늘어날 부품 물량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KOTRA에 따르면 태국에 진출한 국내 법인 수는 120여개에 달하며, 이 가운데 전자 업체는 70여개로 파악됐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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