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은 지난 6월 스마트 앱 ‘스마트하이’를 선보였다. 다른 증권사에 비해 1년가량 늦은 출발이다. 후발주자인 만큼 강도 높은 마케팅을 구사해야 하지만 중소형 증권사로서 한계가 보였다. 내놓자마자 빛도 못보고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밀려왔다. 하이투자증권 이비즈니스팀은 올해 초 결단을 내렸다. “우리는 모든 것을 오픈하고 시작하겠다.”
하이투자증권 스마트 앱 ‘스마트하이’는 거의 모든 투자정보를 로그인 없이 확인할 수 있다. 후발주자로서 앱을 특화한다는 전략을 담은 것이다. 그 결과 스마트하이는 서비스 3개월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증권사 스마트앱평가지수(KSAAI)에서도 당당히 종합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문을 여니 고객이 온다= ‘스마트하이’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방이다. 누구든지 들어와 증권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김지해 하이투자증권 마케팅본부장(상무)은 “스마트폰 고객은 장기간 접속하기보다는 필요한 때마다 앱을 확인하는 패턴을 보인다”며 “이 점에 착안, 앱을 켤 때마다 로그인하는 기존 앱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면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거나, 도보시에도 증시 현황을 게임처럼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거의 모든 투자정보를 로그인 없이 볼 수 있고, 맞춤형 메뉴 구성과 설정 변경으로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본인 투자 성향에 맞게 구성할 수 있게 했다. 결과는 적중했다. 스마트폰을 통한 거래 고객이 개인고객의 7%까지 늘어났다. 3개월만에 거둔 값진 성과였다.
◇트위터로 소통한다=하이투자증권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증권사 중 하나다. 스마트앱이 고객 유치 1등 공신이라면 트위터는 고객과 소통을 위한 장이다. ‘하이스마트’에 ‘H트위터’코너를 개설, 현재 팔로어만 4만명에 달한다. 물론 스마트앱 탄생 이전부터 공들여온 결과다.
최근에는 온오프라인 소통을 위해 ‘하이서포터즈’를 결성했다. 대학생 등 청년층 팔로어 조직을 오프라인에서 만나며 소통을 하기 위한 것이다. 하이서포터즈는 벌써 3기까지 배출했다.
김 본부장은 “온라인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소통함으로써 그들이 가진 아이디어와 열정을 확인할 수 있어 기뻤다”며 “SNS를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목표는 콘텐츠 강화=하이투자증권 이비즈니스팀은 8명이다. 조용선 팀장을 비롯한 8명이 모바일, HTS, 제휴 마케팅 등을 총괄한다. 대형증권사 모바일 앱 개발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원이다. 그럼에도 이처럼 강력한 힘을 뿜어내는 것은 팀원 간 조화가 밑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조영선 이비즈니스 팀장은 “대형증권사에 비해 규모가 작아 1인 2~3역을 하는 사례도 있지만 열정을 갖고 팀원들이 일하고 있다”며 “팀웍을 통해 새로운 목표도 차근차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팀장이 내세운 목표는 바로 콘텐츠 강화다. 스마트앱을 볼거리와 놀거리의 장으로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무선통신 전송속도가 빨라진 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담을 수 있어 콘텐츠 차별화가 향후 스마트앱의 방향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이와 관련 제휴를 통해 콘텐츠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콘텐츠 개발사 제휴를 맺어 게임, 동영상서비스, 오락, 매거진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것. 조 팀장은 “하이스마트가 단순히 주식을 매매하는 곳이 아니라 고객이 사랑방처럼 자유롭게 놀고 소통하며 즐기는 곳으로 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인터뷰>김지해 마케팅본부장/상무
“결국 모바일과 온라인이 지점 역할을 대신할 것입니다.”
김지해 하이투자증권 마케팅본부장(상무)은 스마트폰이 기존 증권사 영업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100년이 안된 짧은 역사지만 기술이 증시의 변화를 이끈 사례는 많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일례로 2000년대 초반 키움증권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서 증권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을 때도 처음에는 설마했다”며 “기술변화에 대처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증권사 지점은 이제 고객유치가 아니라 상담 역할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고객은 HTS와 스마트앱을 통해 거래하고 지점에서도 직원들이 이를 적극 유도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증권사 네트워크 중심에 온라인이 자리잡고 지점이 고객과 소통에 적극 나설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는 것이다.
새로운 변화 바람이 부는 만큼 기술 변화에도 빠르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전신인 CJ투자증권 시절부터 시스템 트레이더를 위한 별도 트레이딩 시스템을 제공해 성과를 거두는 등 기술변화에도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변화의 한 축으로 SNS 활성화를 꼽았다. 온라인을 통해 유입된 고객을 SNS를 통해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하이투자증권은 대형증권사에 못지않게 트위터가 활성화돼 팔로어가 4만명에 이른다”며 “고객간 유대를 강화하는 콘텐츠 제공을 통해 고객과 증권사의 유대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표>하이투자증권 스마트 서비스 현황
자료:하이투자증권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