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유닉스서버 놓고 HP와 IBM `뜨거운 설전`

 한국HP와 한국IBM이 하이엔드급 유닉스서버 정의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양보없는 설전을 벌이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한국IBM이 출시한 신형 유닉스머신 ‘파워(P)7’ 시리즈 가운데 ‘P770’과 ‘P780’ 모델이다. 한국IBM은 이를 하이엔드급으로 분류한 데 반해 경쟁사인 한국HP는 미드레인지급 서버를 한국IBM이 과대 포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두 회사가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향후 대규모 시장 형성이 낙관되는 하이엔드급 유닉스서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한국IBM P7 시리즈보다 한발 늦게 ‘슈퍼돔2’를 출시한 한국HP 입장에선 ‘리얼(real) 하이엔드’를 강조해 시차를 극복하겠다는 각오다.

 한국IBM이 하이엔드 유닉스서버로 판매하는 ‘P780’과 ‘P770’은 8코어 8소켓으로 최대 64코어까지 확장 가능하다. 한국HP ‘슈퍼돔2’는 4코어 32소켓으로 최대 128코어까지 확장할 수 있다.

 한국IBM에도 128코어까지 확장 가능한 8코어 16소켓의 ‘P795’가 있다. 하지만 한국IBM은 ‘P795’가 아닌 ‘P770·P780’ 위주로 하이엔드 영업을 펼치고 있다. ‘P795’는 태생이 데이터센터 전용 모델로 여타 유닉스서버보다 성능이 월등하기 때문에 국내에는 이를 수용할 만한 고객이 없다는 게 한국IBM 설명이다.

 한국IBM 측은 “회사별로 제품이 다른데 양측의 하이엔드급, 미드레인지급 서버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이다. 또 “유닉스서버는 코어와 소켓, 가격 등의 기준이 아닌 성능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P770·P780’은 분명한 하이엔드급”이라고 설명한다.

 한국HP 측은 “고객이 제안요청서(RFP)에 포트폴리오상 최상위·최신 제품을 제공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최상위 제품인 ‘P795’를 제안하지 않고 ‘P780’을 최상위 제품이라고 눈속임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슈퍼돔2’가 미드레인지급 제품과 동등 비교되는 것도 유쾌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한국IBM 측은 “모든 것은 성능시험(BMT)으로 고객이 판단할 일”이리며 한국HP 주장을 일축했다. 고객이 성능을 체크하고 자사에 맞는 스펙제품을 준비한 예산에 맞춰 구입하는데도 상대 업체 제품을 깎아내리는 한국HP 주장은 억지라는 얘기다.

 국내 유닉스서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두 회사가 하이엔드 유닉스서버 시장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공방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표>하이엔드 유닉스서버를 둘러싼 한국HP와 한국IBM의 공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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