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2011] SNS 민심이 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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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나경원·박원순 트윗 추이

 서울시장 선출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3일 시작된 서울시장 보궐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도 주말을 거치면서 달아올랐다. 내년 대선까지 숨가쁜 정치 일정이 이어지게 됐다.

 인터넷과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이같은 정치 활동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선거 국면에선 빠르고 간편하게 후보의 주장과 일정을 전하고 널리 전파할 수 있는 트위터에 관심이 크다. 국내에선 몇 년 째 아무 반응이 없던 팟캐스트도 ‘나는 꼼수다’ 열풍과 함께 재조명되고 있다.

 이번 서울 시장 선거는 스마트폰 2000만대 시대 진입과 이에 따른 SNS 확산이 예상되는 앞으로의 정치 지형을 예측할 전초전이란 평가다. 나경원·박원순 두 후보도 SNS에 주목하고 있다. 네티즌들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관련 뉴스와 정보 링크를 전파하는 등 선거 열기가 더해 가고 있다.

 ◇SNS를 잡아라=SNS 민심을 잡지 못 하면 선거 승리도 없다는 진단이다. 여당과 야당측 네티즌의 SNS 여론 전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박원순 열풍의 출발점이었던 ‘낡은 구두’ 사진이 대표적이다. 인터넷은 여론형성과 확산 및 공방의 장이다.

 유명 사진작가가 트위터에 뒷굽이 뜯겨진 박원순 구두 사진을 올리자 네티즌들이 ‘검소하며 치열한 삶을 나타낸다’며 이를 트위터와 인터넷 게시판 등에 퍼나르기 시작했다. 이 사진이 화제가 되자 다시 ‘구두가 낡으면 닳아버리지 저렇게 뜯기진 않는다’며 의혹을 제기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낡은 구두 사진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미국 정치인 사례와 연계한 사진 표절 의혹도 제기됐다.

 ◇트위터에서 본 나경원-박원순=나경원·박원순 두 후보의 인터넷 선거전도 치열하다. SNS 활용은 박원순 후보측이 보다 꾸준히 해온 편이다. 이른바 ‘진보’ 성향이 강한 SNS 분위기도 박후보에게 우호적이다.

 박원순 후보의 트위터는 13일 현재 8948개의 트윗이 올라왔으며 12만9318명의 팔로어가 있다. 3만2000여명을 팔로하고 있다. 나경원 후보의 트위터는 779개의 트윗을 올렸다. 팔로어는 4만4284명, 팔로잉은 1만5093명이다. 활동이 뜸하다가 선거를 맞아 활발히 가동되는 모습이다.

 박후보는 경선을 전후해 대략 하루에 20건 이상의 트윗을 올려 하루 10건을 좀처럼 넘기지 않는 나후보와 대비된다. 트윗 내용은 선거 운동 동정과 핵심 공약을 전달하고 참여를 호소하는 등 대동소이하다.

 ◇트위터는 이슈따라 요동=트위터에서의 입소문은 두 후보가 엇비슷했다. 야권 통합 경선 과정에서 박후보는 박영선 후보보다 2배나 더 트위터에서 언급됐지만, 나후보와는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 이슈에 따라선 나후보가 박후보보다 많이 언급되기도 했다.

 유저스토리랩의 트위터 분석 서비스 트윗믹스로 9월 11일부터 10월 9일까지 한달간 트위터에서 ‘나경원’과 ‘박원순’이 언급된 트윗을 추출 분석한 결과, 두 사람에 대한 트윗은 그날 그날 이슈에 따라 크게 요동치는 모습이었다.

 박후보는 안철수 교수와 단일화했을 때와 시민 후보로 확정됐을 때 트윗이 폭증했다. 시민 후보로 선출됐을 때의 트윗 수는 2만여건으로 나후보보다 4배 가까이 앞섰다. 나후보는 장애인 목욕 논란과 대변인 신지호 의원 음주 방송 논란 후 트윗 수에서 박후보를 앞섰다.

 ◇트위터 입소문 누가 덕볼까=두 후보를 언급한 트윗에 링크된 뉴스와 블로그, 동영상 등도 살펴봤다. 이 기간 박후보를 언급하며 관련 정보를 링크한 트윗은 총 1만8388건이었다. ‘박원순 공격한 전여옥 의원을 네티즌들이 비판’ ‘박원순 월세 공격 진성호에 나경원 집 평수 묻자...’ 등 박후보를 옹호하는 기사가 1000회 이상 공유되는 등 박후보에 우호적 내용이 많았다.

 같은 기간 나후보를 언급하며 관련 뉴스를 링크한 트윗은 1만3363건이었다. ‘자위대 행사인 줄 몰랐다’ ‘BBK 이명박 주어 없다’ 등 나후보를 공격하는 내용의 링크가 대부분이었다. 김태현 유저스토리랩 부사장은 “전체 트윗 건수에서 다소 앞서는 박후보를 나후보가 추격하는 상황”이라며 “내용적으론 나후보에 대해 부정적 트윗이 많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가 SNS 공간의 편향적 성격을 드러내는 것으로 판명될지, 실제 선거 결과에도 그대로 반영될지 주목된다.

 다른 트위터 분석 서비스 트위트믹스에 따르면 최근 1주일 간 박후보와 나후보를 언급한 트윗 수는 비슷한 반면 두 후보를 언급한 트위터 사용자 수는 나후보쪽이 더 많았다.

 하지만, 여권과 야권의 정통한 소식통에 의하면 SNS에서 이미 선거의 결과가 갈렸다는 평가가 많다. 여권과 야권 중진 의원도 실제로 자체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결과를 토로했다. 다만, 내년 총선과 대선을 의식해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전략적 여론 조사 결과를 이용하구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SNS의 위력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실토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나경원-박원순 트위터 비교 (13일 현재)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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