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반도체 기술의 보고 IMEC을 가다 "전세계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으로 매년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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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문의를 하건 이곳 연구원들은 ‘NO’라고 하는 법이 없어요. 적극적으로 대답을 찾아 주려고 하는 거죠. 배타적이지 않은 태도가 가장 배울 만한 점인 것 같습니다.”

 IMEC과 기술협력을 위해 하이닉스에서 이곳에 파견된 김규현 책임연구원. 그는 유럽 최대 나노·반도체 기술 연구소인 IMEC 성장 배경을 이 같은 ‘협력’으로 바라봤다. 개방형 시스템을 통해 IMEC은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반도체공정을 연구하는 연구소로 발전했다.

 반도체 노광장비 시장에서 70% 이상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네덜란드 ASML 첨단 리소그래피 기술은 대부분 IMEC과 협력을 통해 개발된다.

 IMEC은 세계적으로 산학연 협력이 잘 되기로 유명한 연구소다.

 IMEC 올해 매출은 3억유로(약 4800억원). 이 중 정부 보조금은 15% 정도다. 매출은 계속 증가했지만 정부가 매년 지원하는 금액은 매년 비슷했다. 나머지는 모두 IMEC과 공동연구를 원하는 기업이 회비로 내는 돈이다. 북미, 아시아 할 것 없이 세계 곳곳에서 IMEC을 찾는다. 국내 연구소 매출 80%가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직원들 구성도 이를 반영한다. IMEC 연구원은 약 1950명. 이 중 순수 IMEC 직원은 1200명 정도다. 나머지는 IMEC과 협력 중인 기업이 파견한 연구원들이다. 이렇다 보니 국적도 다양하다. 72개국 사람들이 근무한다. 프랑스어와 네덜란드어가 공용어지만 서로 다른 국적을 존중하기 위해 영어를 더 많이 쓰는 분위기다.

 무엇이 지금의 IMEC을 만들었을까.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는 캐치프레이즈만으로는 IMEC이 산학연 협력의 대명사가 된 이유를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지역적 특성, IMEC만의 독특한 프로젝트 운영방식, 인프라 이 3가지가 IMEC을 만드는 요소다.

 벨기에 루벤이라는 작은 도시에 자리잡은 IMEC은 태생부터 ‘협력’을 품고 있다. 강국들 사이에서 그 누구도 대변하지 않고 중립적 위치를 유지하는 나라가 벨기에다. 이 나라에 EU본부가 있는 이유다. 1984년 벨기에·프랑스·네덜란드 3개국이 공동으로 설립한 IMEC이 벨기에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국 옥스포드와 같은 대학도시인 루벤은 IMEC이 산학연 가교 역할을 하는 데 좋은 계기를 제공한다. 젊은이들이 힘차게 페달을 밟아 움직이는 자전거는 자동차보다 빠르다.

 IMEC이 3~10년 앞선 기술을 기업과 함께 개발할 수 있었던 데에는 강한 기초기술력이 있다. IMEC은 연구자 1인이 하나의 실험실이다. 해당분야에서 연구원 한명이 해당기술을 처음부터 끝까지 숙지할 수 있도록 한다. 프로젝트마다 한명 한명의 실험실이 모여 복합적인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한 분야 최고 전문가가 될 수 있는 환경, 이것은 연구원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이를 통해 사람·기술·시설을 말하는 연구소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 됐다.

 IMEC은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루벤의 랜드마크가 될 16층 건물을 짓는 기공식이 열렸다. “IMEC의 목표는 미래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다”라는 루크 반 덴 호브 IMEC CEO 말에서 IMEC 경쟁력을 새삼 확인한다.

 루벤(벨기에)=

 

 <표> IMEC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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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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