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구글의 충격에 우리 산업계와 정부에 소프트웨어(SW) 위기감을 갖게 됐다. SW 역량을 키우지 않고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인지됐다. 그러나 아직도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본다.
우리는 글로벌 SW 역량에서 경쟁국보다 크게 뒤처졌다. 허둥대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필수적 역량을 내실 있게 키워야 한다. 1950년 9월 15일 더글러스 맥아더 UN군 사령관의 ‘인천상륙작전’은 낙동강 유역까지 패전을 거듭한 한국전쟁의 전세를 뒤집었다. 글로벌 SW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SW 인천상륙 작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전략은 인력, 시장·고객·경쟁자, 엔지니어링기술, 생태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인력 수준을 높이자. 어떻게 우수 SW 인력을 새로 공급하고, 산업계 기존 인력의 수준을 높일 수 있을까. 중국의 성공적인 인력 육성 정책이 타산지석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우리 대학 SW 관련학과 졸업생의 관련 기업 취업률은 27%다. 중국도 10년 전에 25%였다. 지금은 SW 인력 육성정책을 시행한 35개 대학 졸업생의 99%가 SW 관련기업에 취업한다. 우리는 이 수준을 넘어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야심만만하고 열정과 승부 근성을 갖춘 SW 인력을 육성해야겠다.
시장·고객·경쟁자를 꿰뚫어 보는 역량은 어느 산업에나 필요하다. 특히 SW 분야엔 글로벌 시장에 대한 통찰력, 주요 경쟁자의 제품을 기능과 품질 요소로 분해해 경쟁력을 비교하는 ‘테어다운 분석’ 역량, 자사의 비교우위역량을 객관화해 SW 전문 애널리스트를 통해 홍보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핵심 역량 확보를 개인과 기업 책임으로만 돌려선 선진국과 격차만 커질 뿐이다.
엔지니어링 기술 기반을 갖추자. 1970년대 초 미국 SW 프로젝트나 제품개발 성공률은 5%였다. 교량 100개를 건설했는데 1994년에 끊어진 성수대교와 유사한 문제가 생긴 교량이 95개나 됐다. 미 정부가 지난 40년간 노력한 결과, 2009년 SW 프로젝트 성공률이 32%에 이르렀다. SW 엔지니어링 기술혁신 덕분이다.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면 ‘SSPL(SW·시스템 프로닥트라인)’ 같은 기술 진흥이 요구된다.
생태계를 조성하자. 국내 많은 기관이 SW 생태계를 대기업 하청구조 개선, 용역대가 기준 조정, 새 제안서제출요구서 작성법 보급 등으로 잘못 이해한다. SW 생태계는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예비 기업가들이 뜻을 펼 ‘장’이다. 필요 인력을 제때 공급받고, 자금을 적시에 조달하며, 세계 시장 진출역량을 보완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형성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산·학·연·정이 힘을 모아 필수 SW 역량을 높이는 기본부터 다져야겠다. ‘SW 인천상륙 작전’을 실행에 옮기자. 미국과 EU가 지난 40~50년간 다져온 SW 글로벌 역량을 10~20년 내에 따라잡는 지혜와 집중력과 근면성이 우리에게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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