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학협력으로 이공계 여성 인재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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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말 화장품 업체 시세이도의 도쿄 내 직영점이 여학생들의 웃음으로 넘쳐났다. 여학생들은 자신의 얼굴이 순식간에 연예인 뺨치게 바뀌는 ‘메이크업 가상체험장치’를 체험한 후, 이 시스템을 만든 시세이도 연구자와 이공계 진로 상담을 가졌다.

 이 행사는 쓰다주쿠대학이 시세이도와 협력해 만든 자리다. 여학생들에게 재미있는 현장 체험 기회를 제공, 이공계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했다. 쓰다주쿠대학 입장에선 미래의 이공계 연구자를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시세이도는 양질의 연구 인력을 키우는 투자다.

 쓰다주쿠대학뿐 아니라 다수의 일본 대학들이 산학협력으로 이공계 여성 인재 확보에 나섰다.

 나라여자대학과 오사카대학, 교토대학, 고베대학, 오사카부립대학 등 간사이 지역 5개 대학은 다음달 ‘여학생을 위한 간사이 과학교실 2012’를 연다. 중고등학교 여학생 150명이 참가 대상이다.

 오사카와 교토, 나라, 3개 도시의 과학기관을 방문, 이공계 연구 현장을 보여준다. 각 대학은 행사가 끝나면 참가 학생을 상대로 진학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수도대학 도쿄는 8월에 약 30명의 여학생이 참가한 ‘도쿄 이공계 여성탐험대 프로젝트’를 개최했다.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를 찾아 첨단 우주과학의 현주소를 들었다. 이 대학은 내년부터 기업 방문 프로그램도 넣을 예정이다.

 이처럼 일본 대학들이 이공계 여성 인재 확보에 나선 이유는 이공계 기피 타개책 마련과 함께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라고 풀이된다. 앞서 사례로 소개한 쓰다주쿠대학은 일본 대학 순위에서 10위권에 근접한 명문 여대지만 이과 계열 교수 17명 중 여성은 4명에 불과하다.

 기업에게도 이공계 여성 인력 육성은 시급한 과제다. 니혼게이자이는 “최근 비즈니스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 중 하나는 연구개발 인력의 다양성”이라며 “성별이 편중되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 어렵다”라고 진단했다.

 일본의 이공계 연구 인력의 여성 비중은 주요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의 과학기술백서를 보면 12.4%다. 이는 52.7%의 라트비아나 32.5%의 미국은 고사하고 프랑스(27.5%)나 영국(26%)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한국은 11.4%에 불과하다.

 

 국가별 이공계 여성 연구 인력(단위:%)

자료:일본 문부과학성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