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이 1000만명이니까 10%에게만 팔아도 100만개는 팔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앞뒤 안 가리고 시장조사 없이 창업을 결정한 것이 실수였죠. 결국 창업 1년 만에 빚만 떠안고 사업을 접었습니다.”
지난 7월 서울시 창업실패 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박윤구 전 산소라이프 대표는 준비 부족을 창업 실패 원인으로 꼽았다. 철저한 아이템 검증과 제품 개발 이후의 판로 고민, 사업계획서 작성부터 디자인까지 세부 내용에 대한 완벽한 준비가 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
박 대표는 아이템 하나만 믿고 창업했다.
외국에서 산소 사업이 인기라는 말만 듣고 산소를 캔에 담에 마시는 산소 캔을 만들어 팔기로 한 것. 때마침 불어온 웰빙 열풍에 사업 성공을 확신했다. 하지만 상황은 반대였다. 산소 캔은 전혀 시장성이 없었다.
산소는 무의식적으로 공중에서 얻는 것이라 아무리 웰빙이 유행이라고 해도 돈을 주고 사려는 사람이 없었다. 게다가 무색이어서 눈에 보이지도 않기 때문에 단지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는 전혀 그 가치를 전혀 느낄 수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결국 1개당 2500원씩 판매하려던 제품을 500원에 산소방에 덤핑으로 넘길 수밖에 없었다.
“창업 성공을 위해선 철저한 시장조사와 정보 공유, 충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아이템 검증이 중요하죠. 아이템 검증 없는 창업은 실패를 부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아주 비싼 수험료를 내고서야 알았습니다.”
박 대표는 지난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여러 창업을 시도해 봤지만 성공하기가 너무 어려웠다”며 “아이템에 확신이 생겼을 때 반드시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박 대표의 생생한 실패 경험담을 비롯해 공모전에 입상한 9명의 수기를 창업실패사례집으로 엮어 오는 17일 선보일 예정이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